
무허가 보증업체를 차린 뒤 2000억원대 ‘유령 보험증서’를 발행해 30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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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9부(부장검사 고은별)는 무허가 보증보험사인 A 법인과 임직원 6명을 보험업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횡령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6일 발표했다. A 법인의 전현직 대표 세명은 구속 기소하고, 전 대표 한명과 사무·영업직 직원 두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A 법인은 2019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금융위원회 허가 없이 공사업체 등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87회에 걸쳐 2002억원 상당의 보험증서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법인 보험증서의 지급능력을 믿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이 보증을 발급받은 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재판에 넘겨진 임직원 6명은 A 법인이 이 같은 범행으로 얻은 수수료 수익 30억원을 나눠 가진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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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A 법인은 B 건설사에 1413억원 규모의 ‘깡통’ 토지잔금 지급이행보증서를 발급해 줬고, 이에 속은 C 공사는 시가 1427억원 상당의 토지 소유권을 잔금도 받지 않은 채 B사에 넘겨줬다. A 법인은 이를 통해 B사로부터 17억5000만원의 수수료를 수취했다. 만약 B사가 토지 잔금을 이행하지 못하면, C 공사는 재정에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A 법인은 지난 10년간 7차례에 걸쳐 보험업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100억원의 자본금을 갖춘 것처럼 허위 등기하고 대표이사를 바꿔가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무허가 보증보험 영업으로 처벌받더라도 형량이 높지 않은데다, 보증 수수료 이익(보증금액의 1~3%)이 크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경찰은 당초 이번 사건을 단순 무허가 보험 영업으로 보고, 일부 임직원만 보험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범행 후 이미 같은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처벌할 수 없다며 불송치한 피의자도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82건(보증금액 총 1986억원)의 무허가 보증서 발행 범죄를 추가로 밝혀내는 등 이들의 조직·반복적 금융사기를 규명했다.
검찰은 재범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도 진행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지난 4일 A 법인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폐쇄했고, 전날엔 법원에 A 법인에 대한 해산명령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재산과 공공의 신뢰를 침해하는 지능형 금융질서 교란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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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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