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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 '죽음과 소녀'… 거장 슈푹, 죽음의 詩를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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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 '죽음과 소녀'… 거장 슈푹, 죽음의 詩를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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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발레단이 창단 2주년을 맞아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기획공연 '죽음과 소녀' 더블빌(Double Bill)을 선보인다. 프란츠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에서 영감을 얻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한 무대에서 만나는 자리다.

    공연을 앞두고 5일 열린 간담회에서는 2000년작 '일곱 번째 파랑(Das siete Blau)'을 안무한 크리스티안 슈푹 독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 예술감독이 참석해 작품 세계를 들려줬다. 슈푹은 유럽 무용계의 정점에 서 있는 안무 거장이다. 아시아 초연으로 공개되는 그의 '일곱 번째 파랑'은 알렉산더 에크만의 대표작 '칵티(Cacti·선인장)'와 함께 더블빌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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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푹 안무가는 "유럽 전역에서 문화예술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서울시발레단이 컨템퍼러리 발레에 적극 투자하는 움직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지난해 11월 진행된 1차 프리캐스팅 및 리허설을 떠올리며 "한국 무용수들이 질문이 많고 예술에 주린 그들의 열정이 안무가로서 매우 매력적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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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악 4중주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일곱 번째 파랑'은 삶과 죽음, 그리고 멜랑콜리를 그린다. 슈푹은 죽음을 두려움 대상이 아닌 감각적이고 아름답게 포용하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7명의 여성 및 남성 무용수가 등장하고, 리드 여성 무용수가 남성들과 번갈아 펼치는 길고 섬세한 2인무가 극의 핵심을 이룬다. 제목에 쓰인 숫자 '7'과 '파랑'은 각각 유럽에서 특별하게 여겨지는 상징성과 하늘·바다 끝의 이승 너머를 연상시키는 경계의 색을 의미한다.




    초연 후 30년 가까이 지난 레퍼토리이지만, 슈푹은 "안무가 박물관 속 유물처럼 고정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무용수와 연주자가 달라지면 대화의 말투가 바뀌듯 작품도 새롭게 숨을 쉰다는 지론. 초연 당시 그의 어머니가 "너는 발레를 만든 게 아니라 시를 만들었구나"라고 전했던 평처럼, 무대 위에는 음악과 춤이 빚어내는 한 편의 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는 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스타 무용수들도 휴가를 반납하고 힘을 보탰다. 독일 젬퍼오퍼발레단 수석무용수 강효정과 취리히 발레단 솔리스트 임수정은 "이번 협업을 통해 한국 무용수들의 눈부신 성장과 기량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 연주를 맡은 서울시향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역시"무용수들과 실시간으로 교감하며 음악이 오감으로 살아 움직이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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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알렉산더 에크만의 '칵티'에는 영국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상은과 서울시발레단 이유범, 리앙 시후아이 발레마스터가 참여해 정교한 리듬감과 위트가 어우러진 휴먼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선사한다. 거장의 철학적 안무와 해외파 무용수, 서울시향의 연주가 만나 화려한 앙상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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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발레단을 이끄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한스 판 마넨, 요한 잉거, 오하드 나하린, 알렉산더 에크만, 크리스티안 슈푹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의 작품을 단기간에 선보이게 된 것은 큰 성과"라며 발레단의 발자취에 대한 의의를 전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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