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직장 새마을금고는 지난 4월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한 달 뒤엔 신용대출을 포함한 일반자금대출 한도를 줄였다. 올해 3월까지 주담대가 881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주담대 증가액(61억원)의 14배가량이 석 달 만에 나가 계속 대출 신청을 받으면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문유진 SK하이닉스금고 이사장은 “지난해까지는 회원들이 성과급이 들어오면 대출부터 갚았는데 올해는 상환액이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며 “예·적금을 깨서 주식에 투자하고 성과급에 대출을 합해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 대출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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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상황이 마찬가지다. 반도체 외에 조선, 방위산업 업종의 직장 새마을금고에도 주택 구입자금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반면 공기업과 내수 업종 직장금고의 대출 잔액은 줄고 있다. 업황과 성과급 규모에 따른 주택 매수 여력이 갈리면서 직장 새마을금고의 대출 창구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호황 업종에 몰린 대출 수요

5일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91개 직장금고의 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10조49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4% 증가했다. 2023년 상반기에 비해선 21% 가량 늘어났다.
올해 대출 잔액을 용도별로 보면 주택 구입 자금이 4조976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47.4%를 차지했다. 1조8810억원(17.9%)인 전세 대출이 다음으로 많았고 기타 대출 1조3747억원(13.1%), 생활자금 대출 1조1346억원(10.8%)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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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수출 제조업의 새마을금고 대출이 많았다. 특히 1년 전부터 반도체·조선·자동차·철강·방산 업종에 속한 새마을금고에서 주담대 신청이 폭주했다. 지난해 대출이 확 늘어난 상위 8곳 모두 수출 제조기업이었다. 삼성전자 새마을금고 대출액이 1년 만에 가장 많은 3092억원(20.4%) 늘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의 증가액이 각각 831억원(17.7%), 630억원(12.9%)으로 2,3위를 기록했다.
증가율로 보면 삼성디스플레이(27.1%)와 한화오션(25.4%), 포스코(14.9%)가 상위권에 올랐다. 대기업의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 상승에 조바심을 느낀 30~40대 직원들이 집을 사면서 주담대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유통 및 식음료 업종의 직장금고 대출 창구는 한산했다. 이랜드가 전년 대비 지난해 대출이 73.8%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하이트진로(-54.1%), CJ제일제당(-25.4%) 등 감소폭이 두 자릿수인 곳이 적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30.0%), 충북도청(-5.5%) 등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새마을금고의 대출 감소폭도 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성과급이 지급된 올해 상반기부터는 업종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보다 낮은 직장금고 대출 금리
직장 새마을금고는 해당 기업 임직원을 회원으로 둔 단위 금고로 독립 법인으로 운영된다. 회원들의 소득이 높아 재정적 기반이 탄탄한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직장 새마을금고는 시중 은행보다 낮게 대출 금리를 책정한다. 회원에게 고배당을 주는 직장 금고에서 대출받으면 사실상 대출 이자를 상쇄하는 배당을 받을 수 있다.채현일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잔액 기준) 기준으로 91개 직장 새마을금고 평균 주담대 금리는 연 3.84%로 은행(연 4.17%)보다 0.33%포인트 낮았다. 2년 전만 해도 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높았지만 지난해부터 직장금고 평균금리가 은행 평균 금리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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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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