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대입 제도 개편에 대해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대입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 하반기 대국민 공론화를 추진키로 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차정인 위원장은 5일 오후 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진행한 자리에서 "객관식 수능이 킬러문항과 사교육을 낳고 있다"며 "논·서술형 평가 도입을 포함한 대입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이 대통령은 "답하는 능력보다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한 인공지능(AI) 시대가 왔다"며 "객관식으로 정답을 고르는 것은 초보 컴퓨터가 해도 쉽게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당국이 채점하기 편하도록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라며 "규격화된 사람을 키우는 교육을 계속하는 것은 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교육을 망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차 위원장은 이에 대해 "수능이 32년간 시행되면서 기출문제를 피하고 정상적인 문제를 출제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며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이른바 킬러문항이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지선다형 객관식 수능을 앞으로도 AI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계속 적용할 것인지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며 "현재 시험체제는 고등교육 직전까지 객관식 문제를 무한 반복 풀이하는 구조로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를 수 없고 고등교육을 준비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입시제도는 모든 교육의 방향을 정하는데 조금만 건드려도 이해관계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해 손대기가 너무 어렵다"며 "교육제도와 입시제도를 바꿔 칭찬받은 사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입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ADVERTISEMENT
차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교육은 어떤 대입제도에서도 틈새를 찾아 생기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은 없다"면서도 "내신부터 논·서술형 평가를 실시하고 공교육 AI를 활용하면 오히려 사교육에 갈 동기가 지금의 객관식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이거 바꾸라고 한 얘기는 아니다"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고, 한번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국교위는 오는 10월 말 대입 제도 개편안을 포함한 '2028~2037년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교위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는 기존 수능 평가제도의 전면 개편을 검토 중으로, 시안에는 해당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ADVERTISEMENT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