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을 오래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세금 혜택을 받던 시대가 저물 전망이다. 정부가 양도소득세(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장기보유 혜택을 실제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꾸기로 하면서다. 전세를 놓고 다른 곳에서 생활하는 집주인에게는 '내 집에 들어가 살 것인지'가 세 부담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는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가 2028년부터 거주 기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개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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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제도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씩 공제를 적용한다. 각각 최대 40%다.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했다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는 이 가운데 보유공제를 줄이고 거주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2028년에는 거주공제가 연 6%·최대 60%로 확대된다. 보유공제는 연 2%·최대 20%로 축소된다. 2029년부터 보유공제는 없어진다. 거주공제만 연 8%씩 최대 80% 적용한다. 오래 보유하면서 전세를 준 주택과 실제 장기간 거주한 주택의 세제상 차이가 커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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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에서도 같은 방향의 개편이 이뤄진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연령별 세액공제와 보유기간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보유기간 공제율은 5~10년 20%, 10~15년 40%, 15년 이상 50%다.
개편안은 보유기간에 따른 세액공제를 거주기간에 따른 세액공제로 바꾼다. 2027년에는 기존 보유공제의 절반과 거주공제 가운데 높은 공제율을 선택하는 과도기를 둔다. 2028년부터는 거주공제만 적용한다. 거주기간이 5~10년이면 20%, 10~15년이면 40%, 15년 이상이면 50%다. 양도할 때 내는 양도소득세뿐 아니라 매년 부담하는 종부세에서도 거주 여부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집주인이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입주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집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 자체가 종부세와 양도세 공제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실제 거주기간을 확보해야 공제 혜택을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이번 세제개편은 고가 1주택자 중에서도 특히 비거주자의 보유비용을 높이는 방향"이라며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 혜택은 줄이고 거주기간에 따른 혜택을 확대하면서 강남권 핵심지역의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는 매도와 실거주 전환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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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연구원은 "거주기간이 짧고 보유기간만 긴 고가주택 비거주자는 매도를 서두르거나 절세를 위해 직접 거주하는 '귀소'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매물 출회와 실거주 전환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세입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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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권 등 서울 핵심지역은 세 부담이 늘더라도 자산가치와 희소성이 높아 쉽게 처분하기보다는 보유를 유지하거나 실거주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종부세 개편은 거래량보다 보유 방식과 임대시장 구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비거주 고가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임대시장에서는 늘어난 세 부담이 월세나 반전세 형태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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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거주 중심 개편에 따른 예외를 마련했다. 취학이나 근무상 형편 등 부득이한 이유로 집에서 살지 못한 기간은 일정 요건 아래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재개발·재건축도 마찬가지다. 기존 집에서 거주하다가 정비사업으로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 신축주택 공사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특례가 마련된다. 정부는 장기거주 소득공제를 적용할 때 부득이하게 실제 거주하기 어려운 기간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설계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