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식음료 업계에서 '토마토 코어' 열풍이 불며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농가는 울상이다. 토마토 가격이 지난해보다 40%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재배면적 확대와 작황 호조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소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산지에선 오히려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토마토 소매 가격 45% '뚝'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토마토 1kg 소매 가격은 3501원으로 전년 동기(6418원) 대비 약 45.5%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도매인 판매 가격은 1만5600원으로 전년(1만8233원)보다 14.4% 떨어졌다. 방울토마토도 마찬가지다. 방울토마토 1kg 소매 가격 역시 6339원으로 전년(1만11원)보다 36.7% 낮아졌으며 중도매인 판매 가격도 1만5891원에서 1만3480원으로 15% 넘게 하락했다.식품업계는 초여름부터 토마토를 활용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제철 식재료를 찾는 수요를 겨냥해 선제적으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강원도 찰토마토를 넣은 '멋쟁이 토마토 스무디'를 내놨으며 팀홀튼도 빙수 콘셉트를 적용한 '토마토 아이스캡'을 이달까지 한정 판매하고 있다.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도 여름 시즌 메뉴로 토마토를 활용한 음료를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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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코어는 토마토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 레시피 등을 소비하고 공유하는 소비 트렌드를 뜻한다. 2~3년 전부터 온라인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해 지난해부터 본격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30 세대 중심으로 재료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합해 즐기는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토마토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공유하는 콘텐츠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팔수록 손해"…깊어지는 농가 한숨

그럼에도 토마토 가격이 정반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수요를 웃돌 정도로 공급이 크게 늘어난 여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토마토 재배량은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다. 주요 산지에서 작목 전환과 스마트팜 단지 조성 등으로 재배면적이 늘어난 데다가 일조시간 증가와 병해충 감소로 단수까지 작황까지 양호했던 영향이다. 같은 기간 방울토마토 출하량도 전년보다 6% 증가했다.
수박, 복숭아 등 대체 품목 공급이 늘어난 점도 가격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 복숭아 생산량은 전년 동월보다 15.7% 증가했다.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 여건이 개선되면서 과실 크기와 당도도 전년보다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수박 생산량도 작황 호조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대체 품목 가격이 예년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소비가 분산돼 토마토 수요를 일부 대체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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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기름값 등 생산비 부담은 늘어난 데 반해 판매 가격은 크게 떨어지면서 수확할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강원도 춘천에서 6년째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30대 이모 씨는 "토마토는 비교적 재배가 쉬운 품목이라 최근 재배를 시작하는 농가가 늘었고, 스마트팜 시설도 확대되면서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며 "예년 같으면 4월 기준 특품은 3만원 이상은 받아야 하는데 올해는 1만8000원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품질이 좋은 토마토를 생산해도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며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데 판매 가격은 떨어져 재배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토마토 가격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이달에도 시설지원사업 확대 등의 영향으로 일반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재배면적이 각각 전년보다 1.3%,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는 폭염. 재배면적이 늘더라도 고온이 장기화하면 생육이 부진해지고 품질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까지는 지난해보다 물량이 많을 것으로 보지만, 9월 이후는 8월 기상 여건이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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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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