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드러내보자"며 개최된 넷플릭스의 임원 워크숍. 한 남성이 물구나무를 선 채 기네스 맥주 한 파인트를 단숨에 들이키는 묘기를 선보였다. 그 자리에서 그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 마약류 마취제인 케타민을 복용했다고도 털어놨다. 그러고는 얼마 뒤 해고됐다.
넷플릭스 자회사 아이라인스튜디오의 전 부사장인 케빈 베일리 얘기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봉 110만달러(약 15억7000만원)를 받던 그는 지난달 사측에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워크숍 자체가 취약한 모습까지 드러내 서로 신뢰를 쌓자는 취지였는데, 회사가 이제 와 그 솔직함을 해고 사유로 삼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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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넷플릭스가 논평을 거부한 만큼 현재까지 공개된 것은 베일리 측 주장뿐"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이 중요한 커리어 교훈을 시사한다"고 했다. 정말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선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직장에선 지나치게 사적인 이야기는 삼가는 게 좋다. 정신건강을 터놓고 말하는 문화가 최근 확산됐다고 해도 수위는 지켜야 한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사정을 큰 틀에서 나눠 동료에게 "당신 혼자만 그런 건 아니다"라는 위로를 건네는 것과, 사회적 거부감이 있는 마약류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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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가족으로 착각해서도 곤란하다. 문제의 워크숍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타호호수 근처의 회사 소유 목장에서 열렸고, 술이 넉넉히 채워진 오픈바까지 있었다. 마치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이런 곳에선 누구나 긴장을 늦추고 싶어지지만 그 분위기에 속아선 안 된다. 회사는 결국 회사다.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곳이 아니다.
WSJ의 마지막 조언은 회사에선 모든 걸 서면으로 남기라는 것이다. 베일리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그의 근로계약서에는 해고될 경우 얼마를 받을지가 적혀 있지 않았다. 대신 베일리는 한 직무대행 임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9~12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회사의 표준이며, 이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관행이기에 굳이 계약서에 넣을 필요가 없다."
베일리는 이를 근거로 이번 해고 건에서 자신이 82만5000~110만달러의 퇴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급여와 퇴직금처럼 중대한 사안을 구두 합의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구두로 약속한 당사자가 미래에 그 약속을 이행할 위치에 없다면 더욱 그렇다.
미국의 노동 전문 변호사 캐슬린 페레스는 "회사와의 관계가 시작될 때는 모두가 들떠 있지만, 관계가 끝날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항상 대비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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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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