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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여태 안 팔았지?'…출시 40일 만에 100만개 팔린 '술'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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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여태 안 팔았지?'…출시 40일 만에 100만개 팔린 '술'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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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소주·맥주 업체인 하이트진로도 선뜻 내놓지 못한 제품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소주와 맥주를 미리 섞어 캔에 담은 ‘완제품 소맥’이다. 소비자는 캔 하나만 열면 되지만 소주와 맥주를 모두 파는 종합주류업체에는 기존 제품 두 개의 수요를 한꺼번에 잠식할 수 있는 까다로운 상품이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선양소주의 ‘선양 오크소맥’은 출시 4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캔을 넘어섰다. 출시 닷새 만에 30만 캔이 판매된 데 이어 여름철 주류 성수기를 맞아 판매 속도가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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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양 오크소맥은 라거 맥주에 선양소주의 오크 숙성 소주 원액을 섞은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는 일반 맥주보다 높은 5.7도다. 별도로 소주와 맥주를 구매하거나 비율을 맞춰 섞지 않아도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맥주 생산은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가 맡았다.

    완제품 소맥 시장을 선양소주가 먼저 파고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류업체마다 다른 사업 구조가 있다. 선양소주는 소주가 주력인 지역 주류업체다. 자체 주력 맥주 브랜드가 없는 만큼 캔 소맥이 인기를 얻어도 기존 맥주 판매가 줄어드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세븐브로이 역시 제품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 양측 모두 새로운 매출을 확보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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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하이트진로처럼 소주와 맥주를 모두 주력으로 판매하는 업체의 계산은 복잡하다. 소비자가 소맥 한 잔을 마시려면 기존에는 참이슬이나 진로 한 병과 테라·켈리 등 맥주를 함께 주문해야 했다. 이를 캔 하나로 대체하면 신제품 매출은 늘지만 기존 소주와 맥주 판매량이 동시에 줄어들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낸해 매출 가운데 소주가 약 60%, 맥주가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두 주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특히 소주 사업은 맥주보다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이다. 캔 소맥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보다 기존 제품의 소비를 옮겨오는 데 그치면 회사 전체로는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음식점과 주류 도매상도 변수다. 소맥은 한 사람이 소주와 맥주를 함께 주문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음용 방식이다. 완제품 소맥이 대중화되면 업소에서 판매되는 병 소주와 병맥주 주문량이 함께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전국 유흥시장 유통망이 강한 대형 주류업체일수록 기존 거래 구조와의 충돌을 따져야 한다.

    브랜드 조합을 정하는 문제도 있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테라 소맥’을 출시하면 진로와 켈리 등 같은 회사의 다른 브랜드가 배제된다. 소비자가 각자 선호하는 비율로 술을 섞는 소맥 문화를 제조사가 하나의 맛으로 표준화하는 데 따른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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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양소주는 이런 대형 업체의 딜레마를 비집고 들어갔다. 직접 맥주 사업을 키우는 대신 세븐브로이의 생산 기술을 활용하고, 기존 오크소주 원액을 소맥이라는 새 용도로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가 캔 소맥을 만들 기술이나 면허가 없어서 출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기존 소주와 맥주를 각각 판매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높은지, 유통망과 브랜드에 미칠 영향까지 계산해야 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유행은 빠르게 번지지만 그 이면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트렌드워치’는 뜨는 소비 트렌드 뒤에 숨은 업계의 전략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합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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