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고객상담 인력을 줄이는 대신 재훈련을 통해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전환한 이케아(IKEA)의 사례가 한국 기업의 AI 대응 전략에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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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3일 발간한 'THE HRD REVIEW 특별호 글로벌 리포트Ⅱ-이케아(IKEA)의 AI 전환과 스웨덴 노동시장 제도'에서 이케아 운영사인 잉카그룹(Ingka Group)의 AI 도입 사례와 스웨덴 노동시장 제도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잉카그룹은 2021년 AI 챗봇 '빌리(Billie)'를 도입해 상품 정보, 배송 조회, 반품 안내 등 반복적인 고객 문의를 자동화했다. 2년여 동안 전체 고객 문의의 약 47%인 320만 건을 AI가 처리했고, 이를 통해 약 1300만유로의 비용을 절감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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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잉카그룹은 '발상의 전환'을 했다. 일감이 줄어든 콜센터 직원 8500명을 감원하지 않고 '원격 인테리어 디자인 어드바이저'로 재훈련한 것이다. 상담원들이 갖고 있던 고객 응대 경험에 공간 설계와 판매 역량을 더해 새로운 직무로 전환한 묘수였다.
이들이 담당한 원격 인테리어 상담 서비스는 2022회계연도에 13억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잉카그룹 전체 매출의 3.3%에 해당하며, 회사는 2028년까지 이 비중을 1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고서는 이케아가 AI를 단순한 인력 감축 수단이 아니라 "자동화되지 않은 업무"를 발굴하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AI가 처리하지 못한 고객 문의를 분석한 결과, 고객들은 "이 소파가 우리 집 거실에 어울릴까", "좁은 방 가구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와 같은 맞춤형 상담을 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새로운 유료 서비스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AI 확산 이후 고객지원 인력을 대폭 줄였던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와도 비교했다. 클라르나는 AI 상담원이 한 달 만에 고객 상담 230만건을 처리하며 상담원 700명분의 업무를 대체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고객 서비스 품질 저하를 인정하고 상담 인력을 다시 충원하기로 했다. 반면 이케아는 처음부터 AI와 사람의 역할을 함께 설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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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 같은 전략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스웨덴의 노동시장 제도도 꼽았다. 스웨덴은 2022년 고용보호법(LAS)을 대폭 개정해 기업의 인력 운용 유연성을 높이는 대신 근로자의 재교육과 전직 지원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27~60세 근로자가 직무 역량을 높이는 교육을 받을 경우 기존 임금의 최대 80%를 최장 44주간 지원하는 '전직 학습지원금' 제도를 도입했다.
또 노사 협약에 기반한 직업안정위원회(TRR·TSL 등)가 전직 상담과 재취업,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등 재훈련을 사회 전체가 함께 부담하는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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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케아 사례는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서 기업의 선택과 사회 안전망이 결합될 때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AI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전환에 주어지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 대응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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