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양식생물은 16만5196마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1657마리)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돼지 2만8194마리와 가금류 40만4256마리 등 가축 43만2450마리도 폐사했다.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광어·우럭 등 물고기 양식장은 높아진 수온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경남 거제의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나흘 만에 수온이 22.5도에서 26.5도로 뛰었다. 수온이 갑자기 오르면 양식생물은 호흡 등이 어려워져 폐사한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도 체구가 작고 체온이 높아 고온에 취약하다. 바깥 기온이 35도 안팎이어도 사육 밀도가 높으면 축사 안 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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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폭염발 공급 충격이 물가에 반영되는 게 단기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식해 출하하기까지 닭(육계)은 32~25일, 돼지는 약 6개월, 광어·우럭은 1년 이상 걸린다. 출하 시기에 가까운 가축과 양식생물의 폐사가 많을수록 공급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같은 1만 마리라도 갓 입식한 치어가 죽었는지, 1년을 키운 700~800g짜리 광어가 죽었는지에 따라 물가의 진동 폭이 달라진다. 올여름 폭염이 가을과 겨울, 내년 봄까지 소비자 식탁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양식 어민은 물고기가 폐사하기 전에 판매하기 위해 출하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제주에서 7월 하순까지 출하된 광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지금 출하하는 광어 가운데 일부는 원래 가을과 겨울에 팔릴 물량이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조기 출하는 단기적으로는 물가를 낮추지만 결국 미래 공급을 미리 당겨쓰는 셈”이라며 “이후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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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축산물과 양식어류 가격은 폭염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이미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월 기준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당 6579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8.2% 높았다. 국산 냉장 삼겹살은 100g당 2882원으로 전년보다 7%, 특란 30개 가격은 7496원으로 약 7% 비쌌다. 500g급 우럭 산지 가격도 7월 셋째 주 기준 ㎏당 1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56.5% 뛰었다. 폭염 인플레이션이 이미 높아진 산지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폭염으로 축산·양식업계 생산성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가 수퇘지의 정액 품질을 떨어뜨리면 9~10월 교배 성공률이 하락한다. 올해 여름의 번식 피해가 내년 여름 돼지고기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장에선 폭염으로 소들의 사료 섭취량이 평소보다 30~40%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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