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사놓고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살면서 집값 상승을 기다리는 이른바 '비거주 장기보유' 전략에 제동이 걸린다. 정부가 양도소득세(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혜택을 집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기로 해서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정부는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 소득공제'와 '장기보유 소득공제'로 이원화한다. 주택은 거주를 중심으로 공제하고 주택 외 건물과 토지에는 보유기간을 중심으로 공제하는 방식이다. 개편안은 2028년 1월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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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가장 큰 대상은 1가구 1주택자다. 현행 제도에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거주기간에 연 4%씩 최대 40%, 보유기간에 연 4%씩 최대 40%를 적용받는다. 두 공제를 합하면 최대 8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개편안은 보유공제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거주공제를 확대한다. 2027년 말까지는 현행과 마찬가지로 거주 연 4%와 보유 연 4%가 적용된다. 2028년에는 거주공제가 연 6%로 올라 최대 60%가 된다. 보유공제는 연 2%로 낮아져 최대 20%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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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부터는 보유공제가 사라진다. 거주공제만 연 8%씩 최대 80%를 적용한다. 10년을 보유했더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보유기간을 활용해 공제율을 높일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개정 이유를 '거주 중심으로 주택 양도세 공제제도 단계적 개편'이라고 했다.
다주택자도 마찬가지다. 현행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하면 연 2%씩 최대 30%를 적용한다. 개편 이후에는 거주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된다.
2028년에는 거주공제와 보유공제 가운데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 거주공제는 연 2%씩 최대 30%다. 보유공제는 연 1%씩 최대 15%로 축소된다. 2029년부터는 거주공제만 남는다. 2년 이상 거주해야 적용받을 수 있다.
보유보다 거주를 우대하는 방향은 종부세에도 적용된다. 현행 1가구 1주택 종부세 세액공제에는 연령에 따른 공제와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가 있다. 보유기간이 5~10년이면 20%를 공제하고 10~15년은 40%다. 15년 이상이면 5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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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안은 2027년 과도기를 두고 보유공제와 거주공제 가운데 유리한 공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보유공제율은 5~10년 10%, 10~15년 20%, 15년 이상 25%로 낮아지고 거주공제는 각각 20%, 40%, 50%가 적용된다. 2028년부터는 거주공제만 남는다. 공제금액에도 한도가 생겨 2027년 800만원에서 2028년 이후 600만원으로 낮아진다.
세제의 무게중심이 '몇 년 가지고 있었느냐'에서 '몇 년 살았느냐'로 이동하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2027년 공시가격이 올해 상승률의 절반만큼 오른다고 가정해 세제개편안을 적용한 결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의 보유세는 거주 1주택자일 경우 약 2764만원으로 추산됐다. 비거주 1주택자는 약 3318만원으로, 거주자보다 약 554만원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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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거주할 경우 약 6142만원이지만 비거주하면 약 6906만원으로 764만원 늘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5㎡도 약 1억3028만원에서 1억4086만원으로 1058만원 증가했다. 재산세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같지만 종부세 기본공제가 거주 여부에 따라 달라지고 세액공제도 거주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종부세 부담에서 차이가 벌어졌다.
이런 현상은 강남권 초고가주택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조건으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계산하면 거주자의 보유세는 약 521만원이지만 비거주자는 약 777만원으로 256만원 많았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도 약 585만원에서 864만원으로 279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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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세금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다. 강남에 집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거주기간이 짧은 집주인은 향후 매도 시점을 정할 때 보유기간뿐 아니라 거주기간과 예외 인정 요건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정부는 취학이나 근무상 형편 등 부득이한 사유로 주거를 이전한 경우에는 비거주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별도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신축주택 공사기간 역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이름과 성격이 모두 바뀐다는 점"이라며 "이제는 오래 '보유'만 했다고 공제를 주는 게 아니라 실제로 오래 '거주'해야 세금을 깎아준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실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가 부담이 줄지만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공제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오히려 낮아진다"며 "세액공제 체계도 '보유기간'에서 '거주기간' 기준으로 바뀌어 실제로 그 집에 산 사람만 세금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