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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만 오던 자리에 틱톡커가 왜?…확 달라진 '패션 수주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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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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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중구 헤지스 플래그십 매장에서 열린 글로벌 수주회 현장. 브랜드 관계자가 신제품 셔츠를 들어 보이며 설명을 시작하자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이들은 2027 SS(봄·여름) 컬렉션으로 공개된 의류와 액세서리를 다양한 각도로 촬영하며 영상을 제작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아시아는 물론 호주, 아프리카 등 여러 국가에서 온 크리에이터들이 눈에 띄었다.

      LF가 전개하는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가 해외 바이어 중심이던 패션 브랜드 수주회에 해외 인플루언서를 불러들였다. 수주회를 바이어의 주문을 받는 공간을 넘어 브랜드 콘텐츠를 생산하고 국내외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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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업계에 따르면 헤지스는 지난달 22일부터 서울 명동 소재 플래그십 매장에서 내년 봄·여름 시즌 신제품을 선보이는 '27SS 글로벌 수주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은 틱톡 크리에이터 등 해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신규 컬렉션과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하는 별도 프로그램이 열렸다. 헤지스가 글로벌 수주회에 인플루언서를 별도로 초청해 신제품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즌 주제는 '노팅힐-더 컬러 오브 런던(Notting Hill?The Color of London)'이다. 헤지스는 런던 노팅힐의 대표 명소인 포토벨로 마켓과 거리 축제인 노팅힐 카니발에서 영감을 받아 행사장을 꾸몄다. 공간은 크게 3개 층으로 조성됐으며 계단을 따라 이동하며 신규 컬렉션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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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2층에는 이번 시즌 주력 컬렉션인 '헤지스 블루(HAZZYS BLUE)'가 전면에 전시됐다. 영국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정체성에 한국적 감성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달항아리의 곡선미, 한국의 쪽빛 등을 디자인에 반영했다. 박영애 국가무형유산 침선장과 협업해 제작한 조각보와 괴불도 함께 선보였다.

      행사장을 찾은 인플루언서들도 이 같은 K헤리티지 요소에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브랜드 담당자의 설명을 귀담아들으며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다양한 구도로 영상을 촬영했다. 튀르키예에서 온 틱톡 인플루언서 유미 씨(29)는 "브랜드가 내년에 선보일 방향성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특히 한국 전통 예술에서 영감받은 공간 연출과 의상이 인상적이었고, 콘텐츠로 담기에도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수주회는 본래 브랜드가 다음 시즌 신상품을 해외 바이어와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에게 먼저 공개하고 주문을 받는 전형적인 B2B(기업 간 거래) 행사다. 하지만 LF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기존의 바이어 중심 구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인플루언서까지 참여 대상을 대폭 넓혔다. 크리에이터들이 행사장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컬렉션과 공간을 영상으로 담아내도록 해 수주회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확장한 것이다.

      헤지스가 수주회장에 인플루언서를 불러들인 이유는 브랜드 스토리와 신제품을 글로벌 소비자에게 더 빠르고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해외 각국 크리에이터의 시선과 언어를 통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콘텐츠 반응을 토대로 시장성을 가늠하겠다는 취지다. B2B 행사에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요소를 더해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접점을 동시에 확대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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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일 헤지스 사업부 부장은 "인플루언서를 통해 브랜드의 변화와 신제품을 빠르게 알리고, 글로벌 소비자 반응을 확인해 다음 시즌 기획에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콘텐츠와 상품에 대한 반응이 검증되면 이를 다른 시장에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지스는 이 같은 시도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헤지스는 중국에서만 약 6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대만·베트남·러시아 등에서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홍콩에 첫 매장을 열고, 내년에는 태국과 인도, 프랑스에도 진출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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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지스 관계자는 "과거 수주회가 단순히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발주를 넣는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면 이제는 행사 현장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 콘텐츠가 됐다"며 "수주회가 고객과 소통하는 중요한 창구로 기능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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