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129.53

  • 121.81
  • 1.74%
코스닥

842.80

  • 6.53
  • 0.78%
1/6

"얼마나 빠졌나 묻지 마라"…폭락장에서 봐야 할 '이것' [이주영의 시장을 꿰뚫는 기술]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빠졌나 묻지 마라"…폭락장에서 봐야 할 '이것' [이주영의 시장을 꿰뚫는 기술]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주식 투자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자, 특히 국내증시 투자자들에게 6월, 7월은 악몽과도 같은 시기였다. 이 시기, 미국증시와 국내증시 할 것 없이 기존 시장의 급상승을 이끌던 메모리, 광통신, 전력, 반도체 장비 등의 주도주는 2025년부터의 급등 랠리를 뒤로하고 엄청난 하락폭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후 급반등이 나왔는데, 그럼 이 반등의 지속성과 향후 주가의 경로는 어떻게 될까?

    사실 S&P500과 같은 미국 주가지수는 고점 대비 ?5% 수준 하락으로, 사실 그리 많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주도주였던 종목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섹터는 SK하이닉스 ?58%, 샌디스크 ?57%, 마이크론 ?41% 등 거의 반토막이 나버리는 폭락이 나타났다.

    ADVERTISEMENT


    잘 나가던 종목들이 갑자기 폭락이 나온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원인을 알아야만, 지금 나온 반등의 지속성과 향후 주가의 경로를 예상해볼 수 있다.


    주도주 폭락의 이유
    첫째, 실적 성장률 둔화 우려다.
    실적이 당장 감소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실적 성장률이 정점을 지나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먼저 반영됐다. 물론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의 역사를 보면, 메모리 주가의 피크는 실적 성장률의 둔화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보통 영업이익률이 꺾이기 몇 달 전에 나타났다. 하지만 실적 성장률이 둔화되면 주가도 꺾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의 매도세와 아래 이슈들이 합쳐지며 미리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진 것이다.

    ADVERTISEMENT


    둘째, 과도한 기술적 급등이다.
    2025년 이후 주도주들의 상승은 실적 개선에서 시작됐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팔라졌다. 기술적 급등은 시장 참여자들의 평균 매수단가인 이동평균선과의 이격을 확대하고,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를 키운다. 주가는 오버슈팅 구간에서는 매도세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단기적으로 이렇게 급등한 국면에서는 작은 악재만 등장해도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나올 수 있다.

    셋째, 레버리지와 옵션을 포함한 투기성 수급이다.
    주가가 빠르게 오르자 전 세계적으로 개인, 헤지펀드 할 것 없이 신용거래, 레버리지 상품, 콜옵션 등 상승에 베팅하는 자금이 집중됐다. 특히 국장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며 불난 집에 기름 끼얹은 격이 돼버렸다.


    이러한 투기성 수급은 상승할 때 주가를 더욱 끌어올리지만, 하락이 시작되면 손절매와 강제 청산을 통해 오히려 하락 속도를 높이게 된다.

    여기서 급등과 급락을 키운 메커니즘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과정을 이해한다면 그 다음 국면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폭등의 가속기, ‘감마 스퀴즈’
    주도주 상승 초기에는 실적과 산업 전망이 주가를 움직인다. 그러나 상승이 이어지면 주가 상승 자체가 새로운 매수를 불러오는 구간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메커니즘이 ‘감마 스퀴즈’다.
    투자자들이 콜옵션을 대거 매수하면, 옵션을 판매한 시장조성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주식이나 선물을 매수한다. 이후 주가가 더 오르면 시장조성자는 추가 헤지 매수에 나선다.

    ADVERTISEMENT


    [ 주가 상승 → 콜옵션 매수 증가 → 시장조성자의 헤지 매수 → 주가 추가 상승 ]

    처음에는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이후에는 주가 상승이 매수를 만들고 그 매수가 다시 상승을 부르는 자기강화적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의 추격 매수, 레버리지 상품, 신용거래, 추세 추종 자금까지 더해지면 주가가 실적 개선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오를 수 있다.

    ADVERTISEMENT



    폭락을 증폭시킨 ‘언와인딩’
    문제는 이 구조가 하락할 때 반대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성장률 둔화 우려나 밸류에이션과 금리 부담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시장조성자는 필요해진 헤지 물량이 줄어든 만큼 기존 주식이나 선물을 매도한다.

    ADVERTISEMENT


    [ 주가 하락 → 콜옵션 가치 하락 → 헤지 주식 매도 → 주가 추가 하락 ]

    이처럼 상승 과정에서 쌓였던 포지션이 풀리는 것을 ‘언와인딩’이라고 한다. 여기에 신용 반대매매, 레버리지 투자자의 손절매, 기관의 위험 축소, 알고리즘 매도까지 겹치면 작은 하락이 연쇄적인 매도를 불러오는 도미노가 시작된다.

    언와인딩은 하락의 최초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시작된 하락을 더 크고 빠르게 만드는 증폭기에 가깝다. 상승기에는 오버슈팅을, 하락기에는 언더슈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결국 이번 폭락은 기업가치가 단기간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빠르게 올라갔던 주가와 과도한 상승 포지션이 빠르게 정상화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폭등과 폭락은 서로 다른 현상이 아니라, 같은 수급 구조가 방향만 바꿔 작동한 결과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언와인딩 이후, 주가는 다시 ‘본질’로 돌아간다
    언와인딩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기업의 실적보다 강제 매도와 수급 청산이 주가 하락을 지배한다. 그러나 레버리지와 옵션 포지션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주가는 다시 기업의 실적과 산업 전망, 내재가치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모든 주도주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폭락 이후에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나타날 수 있다.
    폭락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
    첫째, 급락 후 빠른 반등
    기업의 실적과 산업 전망은 여전히 좋은데, 수급 청산 때문에 주가만 과도하게 떨어진 경우다. 강제 매도와 손절매가 어느 정도 소진되면 더 이상 주식을 팔아야 할 투자자가 줄어든다. 이때 투기성 수급의 청산과 밸류에이션의 매력을 느낀 장기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 주가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다만 급반등이 나온다고 해서 곧바로 이전 고점까지 회복한다는 뜻은 아니다. 언와인딩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한 하락분을 우선 되돌리는 기술적 반등일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바닥권에서 처음 나온 반등은 아래와 같은 특성이 있다.

    투기성 롱 포지션의 청산과 함께, 바닥권에서의 숏 포지션이 주가 반등과 함께 숏 스퀴즈[숏포지션이 주가상승으로 손실이 생기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급하게 되사면서(숏커버링) 주가가 더 크게 오르는 현상]도 합세한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수급적 반등 요인 외에, 빠른 V자 회복이 나오려면 무엇보다 지정학 이슈가 해결되어야 한다. 지금 시장의 색깔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것은 국채금리의 하락이고, 이를 위해서는 유가가 하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래와 같이 지정학 이슈의 안정화로 국채금리 급락이 발생한다면, 강한 반등의 지속도 가능하다.



    둘째, 반등한 뒤 바닥을 다지고 상승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본 시나리오다.
    급락 이후 주가는 일단 반등하지만 곧바로 상승 추세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정 기간 횡보하거나 이전 저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큰 폭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훼손됐고,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의 매도 대기 물량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기업의 이익이 계속 증가하면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낮아진다. 주가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실적이 따라오면서 가격과 가치의 간격이 좁혀지는 것이다.
    이후 새로운 실적 상향이나 산업 모멘텀이 확인되면 주가는 다시 상승 추세를 만들 수 있다.

    큰 폭으로 급등했던 주도주는 곧바로 고점을 회복하는 V자 반등보다, 1차 반등 이후 매물 소화와 실적 확인을 거치는 바닥 다지기가 나타날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셋째, 단기 반등 후 추가 하락
    가장 주의해야 할 시나리오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실적과 관계없이 기술적인 반발 매수가 들어온다. 공매도 투자자의 차익실현도 단기 반등을 만든다. 그러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비싸거나 실적 전망까지 하향되기 시작하면 반등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1차 급락 이후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을 흔히 ‘데드캣 바운스’라고 부른다. 반등이 나왔다고 해서 언와인딩이 완전히 끝났거나 바닥이 확인됐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폭락 이후의 방향은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폭락의 원인이 단순한 수급 청산이었는지, 아니면 기업의 펀더멘털 훼손까지 동반됐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실적과 산업 전망을 고려하면, 이번 폭락을 본질적인 펀더멘털 훼손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번 하락이 지속적인 하락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주가의 경로를 결정할 다섯 가지 질문
    향후 주도주의 경로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 질문을 확인해야 한다.

    첫째, 투기성 수급이 충분히 정리됐는가.
    신용과 레버리지, 옵션 거래가 줄고 투매성 거래량이 나타나면서 수급 부담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반등 흐름으로 볼 때, 과도했던 투기성 수급이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보여진다.

    둘째, 과도했던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낮아졌는가.
    주가가 40~50% 이상 하락했더라도 이전 상승 폭이 훨씬 컸다면 여전히 비쌀 수 있다. 반대로 이익 전망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 주가 하락과 실적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앞으로의 실적 전망치와 영업이익률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

    셋째, 기업의 실적과 산업 전망이 살아 있는가.
    향후 매출과 이익 전망치가 유지되거나 계속 상향된다면 이번 하락은 수급과 가격의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실적 전망치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진다면 단순한 언와인딩으로 보기 어렵다. 일단 상향되고 있는 실적 예상치를 볼 때 산업 전망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주가가 충분히 조정됐는가.
    이 부분은 종목과 시장에 따라 다르다. 같은 40% 하락이라도 1년간 5배 오른 종목과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종목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일단 절대적 낙폭 자체로만 보자면 정상 수준까지 빠르게 이격이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기성 수급이 완전히 청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 청산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금리와 물가 등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인가.
    개별 기업의 실적이 좋아도 시장금리가 높고 유동성이 위축되면 고평가 성장주의 반등은 제한될 수 있다. 금리와 물가 부담이 남아 있는 환경에서는 지속적인 빠른 V자 반등보다 변동성을 동반한 바닥 다지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 그런 국면이다. 국채금리가 4.7%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정학 이슈 해소에 따라 국채금리 급락이 발생한다면? 주가의 빠른 반등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바닥권에서는 투기성 수급 청산이 진정되는 가운데 숏커버링이 더해지며 의미 있는 급반등이 나타났다. 주도주의 실적과 산업 전망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하락장보다는 1차 반등 이후 매물을 소화하며 바닥을 다지는 시나리오가 가장 합리적이다. 여기에 국채금리까지 안정된다면 시장과 투자심리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폭락률보다 폭락 이후 남은 것을 봐야 한다
    주도주가 반토막 났다는 사실만 보면 기업의 미래가 완전히 무너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50% 하락했다고 해서 기업가치도 정확히 50%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승 과정에서 실적보다 수급이 주가를 더 많이 끌어올렸다면, 하락 과정에서도 기업가치보다 수급이 주가를 더 많이 끌어내릴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폭락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얼마나 많이 떨어졌는가”가 아닌, “실적이 무너진 것인가, 아니면 상승을 가속했던 수급이 풀린 것인가”이다.

    투기성 수급이 정리됐지만 실적과 산업의 성장 방향이 유지되고 있다면 이번 폭락은 장기 상승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한 가격의 정상화일 수 있다. 특히 메모리 산업의 경우 주가의 피크는 영업이익률 피크를 수개월 선행해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메모리 업체들의 영업이익률 컨센서스가 언제 꺾이는지 지켜보는 것이 현재의 주도주 상승 지속성의 핵심이 될 것이다. 폭락 이후의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공포가 얼마나 컸는지가 아니다. 공포와 수급이 지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기업의 실적과 가치가 무엇인지가 다음 주가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주영 (상승효과)
    시장·기업·차트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금융권 출신 투자 전문가이자, 구독자 26만 경제 유튜브 채널 ‘상승효과TV’ 운영자다.
    저서로 『시장을 꿰뚫는 주식 투자의 기술』, 『부의 알고리즘』이 있으며, 자산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통찰과 실전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