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호캉스의 경쟁 포인트는 객실이 아닌 콘텐츠입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잦은 기상 변화로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날씨 영향을 덜 받는 체류형 상품이 여름 성수기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텔업계는 어디서 잘 것인가 보다 호텔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중시하는 여행객을 겨냥해 체험형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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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업계는 체류형 여행 수요 확대에 발맞춰 체험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1박 이상 국내 체류형 여행 비중은 2024년 40%에서 2025년 41.3%로 증가했다. 짧게 여러 곳을 둘러보기보다 한곳에 머무르며 휴식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여행이 늘면서 '완결형 호캉스' 수요도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국내에서 오래 머무는 여행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호텔스닷컴의 '언팩 2026 여름 에디션'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56%는 지난해보다 올여름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답했고, 53%는 이미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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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리조트를 선택한 소비자도 비슷한 경험을 전했다. 여름휴가로 가족과 국내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낸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당초 삿포로나 몽골 등 비교적 서늘한 해외 여행지를 검토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국내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이 씨는 "리조트 안에서 식사와 체험을 즐기며 비용이 적지 않게 들었지만, 해외여행과 비교하면 부담이 덜했다"며 "이 정도면 다음 여행을 한 번 더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에 호텔업계는 객실 판매를 넘어 체험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31일 경남 양산의 낮 기온이 41.4도까지 치솟아 이 지역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날씨와 관계없이 호텔 안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태풍, 폭우, 폭염 등 극한 상황에서도 날씨를 이유로 취소하지 않아도 되는 실내 프로그램이 인기"라며 "단순 인증샷만 찍는 호캉스가 아니라 실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특히 아이 동반 고객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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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여름방학을 맞아 '키즈 포 올 시즌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객실 1박에 레스토랑 식음 크레딧, 전용 키즈 라운지, 놀이 영어 수업 등 키즈 클래스 무료 참여 혜택을 결합해 아이는 체험 프로그램을, 부모는 도심 호텔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전국 소노호텔앤리조트의 워터파크와 인피니티풀, 프라이빗 비치 등을 운영하고 객실과 액티비티를 묶은 '소노 핫서머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실내 스파와 찜질방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날씨 변화와 관계없이 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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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지역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플레이케이션' 패키지를 8월 31일까지 운영한다. 평창에서는 대관령 양떼목장, 설악에서는 하늬라벤더팜 등 지역 관광지 이용 혜택을 객실과 묶어 판매하며 지점별 특색을 살린 체험을 강화했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은 호텔과 리조트를 선택할 때 객실과 식음 서비스뿐 아니라 머무는 동안 즐길 수 있는 콘텐츠까지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업계 역시 굳이 외부로 이동하지 않고도 호텔과 리조트 안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자연환경과 시설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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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여름 호텔 경쟁의 기준은 객실 자체가 아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체류형 여행 확대, 고환율이 맞물리면서 경쟁력은 날씨와 관계없이 하루를 얼마나 풍성하게 보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가 여행의 변수가 아니라 상품 기획의 전제가 되면서 호텔업계의 경쟁도 객실 판매에서 체류 경험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