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상담을 AI로 다시 쓴다”, 약사·박사·창업자 한 사람이 만든 ‘예비유니콘’ 삼일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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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조 원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성장의 역설도 뚜렷하다. 소비자는 영양제를 더 많이 사지만 본인에게 필요한 성분이 무엇인지, 복용 중인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빈 공간을 AI와 약사의 손으로 채우겠다는 기업이 충남에 있다. 약사 출신 창업자 김동완 대표(38)가 이끄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삼일바이오’와 대표 서비스 ‘엔필라이(N PILLAI)’가 그 답을 내놓고 있다. 삼일바이오는 2023년 4월 설립 이후 현재 30명에 가까운 임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정식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약국 현장 실증을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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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필라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데이터, 생활 습관 정보, 복용 중인 의약품 정보를 입력값으로 받아 사용자의 영양 상태를 AI가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부족하거나 관리가 필요한 영양 성분 선별, 개인별 건강기능식품 조합 설계, 하루 섭취 계획 제시로 이어지는 구조다. 기존 건강기능식품 상담이 긴 설문 작성을 요구했다면, 엔필라이는 사용자가 동의한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한다. 그래서 상담 시간은 줄고 분석의 객관성은 높아진다.

    경쟁력은 세 가지다. 첫째, 설문 위주 추천이 아닌 건강검진·복약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 분석. 둘째, 24시간 비대면으로 분석을 신청해 대면 상담의 시간·장소 제약을 없앤 점. 셋째, AI 1차 분석 결과를 전문가 검토 단계와 의약품·건강기능식품 상호작용 필터링으로 연결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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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1차 분석한 결과는 곧바로 전문가 검토 단계와 연결됩니다.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상호작용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고, 추천 결과는 결제와 배송까지 이어지지만 정기 구독은 강제하지 않습니다.”

    김 대표는 불필요한 장기 복용을 줄이고 환자 안전을 우선하는 구조를 내세웠다. 맞춤팩·정기구독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고, 최근에는 건강검진·복약·생활 습관·상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AI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관련 기술은 ‘AI 기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시스템 및 그 방법’명으로 특허 출원됐다.


    김 대표의 이력은 창업자 중에서도 결이 다르다. 그는 약 12년간 약국을 직접 운영하며 건강검진 결과·복약 정보·생활 습관을 결합한 1대1 영양 상담을 지속해 왔다. 충청남도 약사회 임원과 보험 정책 분야 활동을 겸하며 현장과 제도 양쪽을 동시에 이해하는 약사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엔필라이 설계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창업 이후에도 학문 후속 과정을 통해 전문성 확장에 직접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박사과정을 수행하며 바이오 소재와 건강 분야 연구 역량을 높이고 있고, 벤처창업대학원 창업전문가과정에 참여해 기술창업, 사업모델 설계, 투자·스케일업 전략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있다. AI 알고리즘과 임상 약학, 바이오 소재 연구를 한 사람이 잇는다는 면모는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 중에서도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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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전문가과정에서 다루는 사업 모델 고도화, 정부지원사업 설계, 투자 유치 전략을 엔필라이 알고리즘 정밀도 향상과 약국형 AX 디바이스 개발 로드맵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벤처창업대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회사의 핵심 기술개발 청사진에 직접 이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초기 판로는 오프라인 약국이다. 삼일바이오는 직접 운영하는 약국에서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와 사용자 피드백을 축적하면서 추천 결과의 이해도, 상담 편의성, 구매 전환 과정을 개선하고 있다. 충남 약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충남 약국부터 플랫폼 참여를 끌어내고, 검증된 운영 사례를 전국 약국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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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은 인스타그램과 건강정보 콘텐츠를 중심으로 건강검진 수치, 영양관리, 중복 섭취·복약 안전성 정보를 공급하고, 향후 무료 건강 분석 캠페인, 약국 공동 프로모션, 기업 임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 B2B·B2B2C 채널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약국을 단순 의약품 판매 공간이 아닌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 건강관리 거점으로 재정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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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바이오는 정부지원사업을 단순한 운영자금 조달이 아닌 기술과 사업모델을 단계별로 검증하는 장치로 활용해 왔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시작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의 신규·고도화 과제, 창업·창직 지원사업, 지식재산 지원사업, 재도전성공패키지 등에 잇따라 선정되며 플랫폼 구축, 알고리즘 개선, 특허 확보, 사용자 검증, 시장 진입의 단계적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는 약국 실증을 통해 상담 완료율, 추천 후 구매 전환율, 재이용률 등 정량 지표를 축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성급한 투자 유치보다 약국 실증으로 사용자 수·상담 완료율·추천 후 구매 전환율·재이용률 같은 객관적 지표를 먼저 확보하겠다. 그 다음에 투자금을 받아 빠르게 전국 약국으로 확장하겠다는 순서.” 자금 흐름을 단계적으로 풀어놓는다는 구상은 예비유니콘 기업들이 자주 밟는 길과 닮아 있다.

    차세대 카드는 약국형 AX 디바이스다. ‘엔필라이 케어스테이션(N PILLAI Care Station)’은 AI 반도체와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약국형 개인맞춤 건강상담 키오스크다. 건강검진 데이터·복용 의약품·생활 습관 정보를 연계하면 AI가 개인 건강상태와 영양관리 방향을 분석하고, 약사가 분석 결과를 받아 상담과 최종 검토를 수행한다. 핵심 분석 기능을 디바이스 내부에서 처리해 개인정보 보호와 응답 속도를 동시에 확보한다는 설계다.

    로드맵은 충남 약국 우선 실증, 전국 약국·건강관리시설·기업 복지공간으로 보급, 다국어 서비스와 현지 건강 기준에 맞춘 해외 진출이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활발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있는 시장을 우선 공략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일바이오는 AI 헬스케어와 별도로 두 개의 현금 흐름 라인도 함께 가지고 있다. 도고온천수와 M15 클로렐라 등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채윤 도고 윤결 미스트’ 등 스킨케어 제품 라인, 남성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퍼스트맥스’까지 김 대표의 임상·바이오·유통 경험을 하나의 조직 안에서 통합적으로 운용한다는 점에서 멀티 카테고리 헬스케어 플랫폼의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으로 읽힌다.

    자금 전략도 ‘자체+공공’ 단계를 지나 민간 투자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와 있다. 정식 서비스 출시와 초기 시장 검증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디지털 헬스케어, 약국 플랫폼,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액셀러레이터와 벤처투자사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조성된 투자금은 AI 추천 정확도 고도화, 데이터·보안 체계 강화, 개발·운영 전문 인력 채용, 전국 약국 네트워크 확장으로 집행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프로그램 진입을 목표로 기술성·시장성·투자 준비를 구체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처럼 약사 임상·AI 기술·바이오 소재 연구 세 가지를 보유한 창업자는 흔치 않다”며 “삼일바이오가 정부지원사업을 단계적으로 따라오며 검증 증거를 쌓아왔고, 지금 민간 투자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 예비유니콘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시장은 결국 재이용률과 B2B·B2B2C 매출을 본다. 김 대표는 “고객이 복잡한 건강검진 결과를 처음으로 이해하고, ‘내가 무엇을 먼저 관리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단순 영양제 한 통을 파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로 검증된 개인 맞춤 건강관리 표준을 만들고 전국 약국·기업 복지·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따.

    삼일바이오의 다음 분기점은 TIPS 선정과 민간 투자 유치에서 예비유니콘 등급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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