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투자붐으로 미국의 기술 대기업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운명이 하나로 묶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 관계가 높아지면서 분산투자 효과 약화와 변동성 영향 등 위험도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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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CNBC가 금융정보업체 레일런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데이터를 인용한데 따르면, 코스피 지수와 나스닥100의 60일 상관관계는 최근 약 0.50%으로 올랐다.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7월 13일 SK하이닉스가 15% 폭락하는 사상 최대 낙폭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8% 이상 하락한 날 나스닥100지수도 뒤따라 1.88% 급락으로 마감했다. 이 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 샌디스크는 12%, 인텔은 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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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에도 코스피 지수가 5.2% 급락하자 나스닥 100지수도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1.15% 떨어졌다.
28일에도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3% 넘게 떨어지며 코스피가 10% 넘게 급락하자 반도체 주식들이 급락한 오전장에 나스닥 100의 하락폭은 1% 를 넘었다.
이 같은 상관 관계 심화는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지수로 불릴 정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지배력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이 두 회사는 전세계 동적랜덤액세스메모리(D램) 가운데 74% 가량을 공급한다. D램은 AI서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AI하드웨어 공급망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미국 기술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메모리칩의 주요 공급자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 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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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미국 시장의 AI 하드웨어 관련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 증시를 보고 글로벌 AI 시장의 강세를 미리 가늠하는 것이다.
퓨처럼 그룹의 분석가 롤프 벌크에 따르면, 지난 해 전세계 D램 수요가운데 데이터센터 수요는 약 40% 정도였다. 올들어 이 비중은 거의 50%로 증가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피 지수가 사실상 반도체 지수로 자리 잡으면서 양 시장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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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관련 투자 붐은 하이퍼스케일러들에서 시작됐고 한국 메모리칩이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승세의 규모가 더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더 광범위한 AI 관련 투자 동향의 선행지표로 보고 있다.
이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AI 수요 관련 급변하는 시장에서 가장 먼저 유동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피보나치 자산운용의 윤정인 대표)이라는 것이다. 윤대표는 “AI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중 하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 주력하는 SK하이닉스가 중요한 지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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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한국과 미국의 기술주가 어느 한쪽을 계속 이끌기보다는 함께 움직이는 경향도 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리서치 책임자인 필립 울은 "미국 기술주와 한국 기술주의 실적은 AI 하드웨어 투자 심리라는 공통 요인에 의해 점점 더 좌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가 휴장인 날 AI 관련 소식이 나왔을 때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움직임은 월가가 다시 개장했을 때 투자자들의 반응을 가늠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미국 증시에서 AI관련 소식이 나왔을 때 나스닥 지수는 다음 날 한국 증시 개장 분위기를 예상하는 지표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긴밀한 관계는 위험도 수반한다. 업계에서는 코스피와 나스닥100의 상관관계 심화가 미국과 한국 주식 투자를 통해 투자자들이 전통적으로 추구해 온 분산 투자 효과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또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보다 변동성이 큰 한국의 메모리 업체 주식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유입으로 변동폭이 더 증폭되면서 미국 증시의 반도체 변동성도 더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반면 시간이 지나면 미국 나스닥과 한국 반도체주식 사이에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KB금융그룹의 글로벌 투자 전략 책임자인 피터 김은 “미국의 자국내 반도체 생산 지원, 자본 지출, 제품 구성 등의 차이로 향후에는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론은 아직까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최신 HBM을 비롯, 메모리 시장 점유율에서 뒤지고 있다.
중국의 메모리 칩의 시장 진출 확대 또한 새로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중국 의 기술업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보다 늦게 출발해도 국가적 지원과 다양한 경로의 기술 취득을 통해 예상을 넘는 속도로 따라잡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