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타고 냅다 달렸다…"재밌어요" 2030 열광한 '별난 스포츠' [발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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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타고 냅다 달렸다…"재밌어요" 2030 열광한 '별난 스포츠' [발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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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경기 평택시 시디즈 본사에서 열린 피트니스 대회. 트랙 위를 질주하는 건 러닝화를 신은 마라토너가 아녔다. 바퀴 달린 의자였다.

    참가자들은 시디즈 T50 2세대 의자에 앉은 채 발을 뒤로 밀며 내달렸다. 속도를 높이다 신발이 벗겨진 참가자도 있었다. 러닝과 크로스핏을 즐기는 사람부터 일반 직장인까지 몰입한 경기, 최근 인기를 끄는 복합 피트니스 대회 '하이록스'를 패러디한 '체어록스' 일명,' 의자 레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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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 대회가 '기록 경쟁'에서 '경험 소비'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 체험과 재미를 앞세운 이색 스포츠 이벤트가 늘면서 운동은 즐기지만 대회에는 나서지 않던 사람들까지 참가층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경쟁률 3대 1 육박…이색 콘텐츠에 열광하는 2030

    체어록스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록 경쟁은 유지하되 베스트드레서와 팀 경기 등 체험 요소를 더해 운동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시디즈와 러닝 여행 플랫폼 '클투'가 공동 기획한 '의자 레이싱 대회'에는 미니언즈, 메이드, 주토피아 등 코스튬을 입은 참가자부터 3년 차 러너, 근육맨들까지 다양한 2030이 모였다. 평소에 러닝은 즐기지만, 하이록스를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생소한 의자 레이스를 찾은 이유는 하나, 기록보다는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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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동료들과 함께 미니언즈 옷을 입고 대회에 참여한 이동훈 씨(31)는 "올해 포켓몬런이나 윌리런처럼 재밌는 대회가 많이 열려 관심이 갔다. 러닝은 했지만 대회는 처음"이라며 "저희 같은 덜 근육남은 기록보다는 재미 때문에 왔다. 의자를 타고 달린다는 발상 자체가 웃기고 신선해서 신청했다. 기록은 근육맨들에게 맡기면 된다"며 웃었다.


    반대로 매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러닝 동호회 사람들도 체어록스에 만족했다. 대회 본질인 운동 요소를 놓치지 않은 덕분이었다. 경기도 양주에서 2~3년 동안 함께 뛴 동호회 사람들과 같이 온 최윤희 씨(41)는 "일반 마라톤은 기록을 위해 연습이 필요하고 그래서 진입장벽이 높지만, 이 대회는 모두가 처음이라 부담이 적다. 색달라서 재밌고, 생각보다 운동도 많이 돼 시간이 지날수록 진심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 크로스핏을 한다는 김만수 씨(31)는 "인스타 광고를 보고 재밌어 보여서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크로스핏에서 와드할 때랑 비슷한 운동 강도"라고 말했다. 체어록스 경기에서 한 참가자는 시디즈의 다목적 스툴 '펑거스'를 들고 런지를 하던 중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했다.


    이색 스포츠 대회 관심은 모집 기간 때부터 확인된다. 클투에 따르면 해당 대회 경쟁률은 2.85대 1로, 모집 정원의 약 3배에 달하는 170명이 지원했다. 3인 1조로 대회에 참여해야 하는 조건에도 신청자가 몰린 것이다. 의자 레이스 개인전·단체전·체어록스 총 3개 부문으로 구성된 이번 대회에는 총 60명이 참여했다. 이 중 2030 비율은 85%로 참여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포켓몬 런, 윌리 런 등 연속 흥행…기업도 뛰어든 이색 스포츠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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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어록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재미를 앞세운 운동 대회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어린이날 개최된 '포켓몬 런'은 기록을 측정하지 않는 비경쟁 대회였다. 3040 포켓몬 팬들은 피카츄 등 포켓몬스터로 코스튬한 뒤 뚝섬유원지 일대를 달리는 등 '덕심'을 발휘하는 무대로 마라톤대회를 활용했다. '윌리를 찾아서'의 윌리처럼 빨간색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서강대교를 뛰는 '월리를 찾아라! 런 위드(Run with) 신한카드(월리런)'도 지난 6월 21일 열렸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참가권은 판매 라이브커머스 방송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참가권 구매 고객의 60% 이상은 30대 이하였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업들도 이색 스포츠 대회를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디즈가 의자 레이싱 대회를 연 이유다. 강보라 시디즈 마케팅 담당자는 "의자는 가장 역동적인 가구 중 하나"라며 "이러한 메시지를 글이나 광고로 전하기보다 소비자들이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 판단했다. 대회 아이템부터 공간까지 색다른 느낌을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어 공장 또한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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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운동 대회가 기록 경쟁을 넘어 참여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마라톤 대회도 다양한 참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0월 5일(월·휴일)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 일대에서 열리는 한경서울마라톤도 하프, 10㎞, 5㎞ 등 다양한 코스를 마련해 초보자부터 숙련 러너까지 자신의 수준에 맞게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어떤 일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를 위해 '발(足)굴단'이 탄생했습니다. 발굴단은 화제의 현장이라면 어디든 빠르게 달려가 직접 확인해보고 꼼꼼하게 검증해 보겠습니다.


    평택=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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