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하루 만에 ‘잭팟’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XMT는 이번 IPO에서 공모가 8.66위안에 신주 66억8800만 주를 발행했다. 초과배정 옵션까지 포함하면 공모 규모는 최대 666억1000만위안(약 14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상장 첫날 주가는 장중 한때 공모가 대비 535% 급등한 55.03위안까지 치솟은 뒤 49.00위안에 마감했다.
이번 흥행은 메모리 업황 호조와 실적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엔비디아, AMD, 구글 등이 설계하는 인공지능(AI)용 프로세서 생산이 급증해 D램 전반에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가 D램은 물론 범용 D램까지 부족해져 선두 기업에 비해 기술력이 낮은 CXMT도 수혜를 누렸다. 2016년 창업한 CXMT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당기순이익 18억7500만위안을 기록한 이유다. 올해 1분기에는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9% 증가한 508억위안, 순이익은 248억위안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13배를 한 분기 만에 벌어들였다.ADVERTISEMENT
공급망 확대 기대도 크다. 애플은 D램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자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한해 CXMT 제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협의 중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산 메모리 채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시장에서도 성장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노무라홀딩스는 “CXMT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IPO 가격 대비 최대 1239%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8회계연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한 결과다. 이는 미국 마이크론보다 약 두 배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기반했다. 도니 텅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2030년까지 세계 메모리 수요가 일곱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CXMT 생산능력이 2030년까지 연평균 40~45%씩 증가하고, D램 시장 점유율도 현재 약 10%에서 2028년 말 1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기술 격차 등은 여전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하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가 이어지는 한 미세공정을 진전시키기 좀처럼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정학 리스크에 휘청인 대표적인 사례가 SMIC다. SMIC는 2020년 커촹반 상장 첫날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202% 폭등했지만 수개월 뒤 미국 상무부 수출 통제 대상에 오르며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어 반도체 미세공정 핵심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이 막히자 7㎚(나노미터·1㎚는 1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진입이 사실상 봉쇄됐다.ADVERTISEMENT
기술 격차 역시 과제다. CXMT는 D램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낮다. 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 업체들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CXMT 점유율은 약 8%에 머물고 있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은 단순 생산량보다 HBM 등 고난도 제품을 얼마나 생산하는지에 좌우된다.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첨단 메모리 기술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는지가 CXMT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가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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