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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오타쿠' 조 대표는 'C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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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브랜드 오타쿠’다. 고등학생 시절 한 켤레씩 사 모은 나이키 운동화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열었고, 운영비가 떨어지자 가장 아끼던 에어포스1을 내다 팔았다. 약 20년 뒤인 2024년 나이키가 무신사에 공식 입점하자 그는 이 일을 회고하며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늦었지만 인생의 목표를 이뤘습니다.” 팬이었던 브랜드를 자신의 플랫폼에 들여온 이 장면은 지금도 창업자 서사의 클라이맥스로 회자된다.

    조 대표의 무신사 지분율은 52.71%다. 다른 유니콘 기업인 토스의 이승건 대표(지분율 15.45%), 김슬아 컬리 대표(5.69%)보다 지분율이 훨씬 높다. 2019년 세쿼이아캐피털의 투자 전까지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과 패션에 대한 집요한 열정으로만 무신사를 키워왔기 때문이다. 조 대표가 메일에서 “명예 품질관리 요원으로 불릴 정도로 하루 100번 넘게 앱에 접속해 서비스 전체를 모니터링한다. 무신사에 동기화돼 ‘무아일체’가 된 것 같다”고 자평했을 정도다.


    2021년 남녀 차별 혜택 논란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을 때도 그는 브랜드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회사 일을 내려놓는다고 해도 브랜드를 발굴하고 키우는 일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지금도 메가스토어의 매장 구성과 동선을 세세하게 점검하고, 신진 브랜드 대표들을 만나 고민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조직개편에선 조 대표에게 최고디테일책임자(CDeO·Chief Detail Officer)라는 직함이 붙었다. 조 대표와 인연이 있는 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사업의 감도와 디테일은 직접 쥐되 회사 재무 같은 영역은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편집장형 리더”라며 “패션과 브랜드에 대한 조 대표의 진정성이 무신사 성장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4년 경영에 복귀한 후엔 K패션을 해외에 알리겠다는 야심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좋은 생산 시스템과 수준 높고 감각적인 디자인, 경쟁력 있는 가격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며 “해외 고객에 우리 브랜드를 소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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