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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드라마' 재탕인 줄 알았는데…원작 팬들이 더 열광 [김수영의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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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드라마' 재탕인 줄 알았는데…원작 팬들이 더 열광 [김수영의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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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터진 이야기가 두 번, 세 번 또 성공할 수 있을까. 참신한 소재와 적확한 장르 해석력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걸 '유미의 세포들'이 보여주고 있다. 원작 웹툰의 인기에 이어 드라마까지 성공하더니, 이번에는 뮤지컬로 색다른 매력을 전하고 있다.

    '유미의 세포들'은 콘텐츠 업계의 대표적인 메가 히트 IP(지식재산권)다. 직장인 여성 김유미의 일상과 사랑을 그리는 이 작품은 유미의 본체를 이루는 다양한 세포들을 의인화한 점이 특징이다. 평범해 보이는 유미의 삶이 알고 보니 세포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라는 깨달음을 주며, 많은 이들에게 자기 확신과 자존감을 심어줬다.



    소소하면서도 묵직한 스토리의 힘은 웹툰에 이어 드라마까지 성공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이동건 작가의 상상력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 글로벌 누적 조회수 35억뷰를 기록하며 돌풍 급 인기를 일으켰다. 드라마 역시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 속 시즌3까지 제작되며 성공적인 시즌제 프로그램으로 기록됐다.

    원 소스 멀티 유즈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는 원작 유지, 그리고 원작과의 차별점이다. 상반된 두 개념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작업은 연출자들에게도 가장 까다로운 지점으로 꼽힌다. 기존 IP를 활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미 작품을 지지해줄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기 때문에 친숙함을 가지고 가야 한다. 동시에 재탕, 삼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분명히 새로운 창작 영역도 필요하다.



    실제로 IP 확장 콘텐츠 이용 경험과 평가에 있어서 원작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콘텐츠 IP 거래 현황조사'에 따르면, IP를 확장 콘텐츠를 이용해본 이들은 '원작과 어떻게 다를지, 혹은 얼마나 비슷할지 궁금해서'(38.4%) 재가공 콘텐츠를 택했다. '원작을 매우 좋아해서'(34.6%), '원작의 세계관을 더 깊고 다채롭게 경험하고 싶어서'(32.3%) 등 원작이 지대한 영향을 줬다.

    같은 맥락으로 IP 활용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거나 꺼리는 이유 1순위 역시 '원작의 팬으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 같아서'가 3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원작의 가치를 훼손할 것 같아서'(29.3%), '원작 IP를 잘 알지 못해서'(24.3%) 등의 답변이 나왔다.

    '유미의 세포들'의 경우, 김고은 주연의 드라마가 원작 팬과 신규 팬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으면서 웹툰·드라마 두 장르에서 동시에 시너지가 나기도 했다. 시즌3 공개 후 2주간 원작 조회수가 방영 2주 전보다 약 13배 급증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던 바다. 웹툰이 완결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드라마 인기의 효과로 원조 IP가 다시금 생명력을 얻은 것이었다.



    다만 웹툰 원작의 콘텐츠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든 만큼, 장르적 특성을 살린 최적화 작업은 필수가 됐다. 제작사 샘컴퍼니와 네이버웹툰의 스튜디오N은 무려 5년간 협업해 '유미의 세포들' 무대화를 최종 완성했다.

    양정웅 연출은 "드라마, 웹툰으로도 훌륭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처음 뮤지컬로 선보인다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며 "대본 개발부터 시작해 쇼케이스를 거치는 등 발전시키는 과정을 겪으며 수년간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개막한 '유미의 세포들'은 원작의 감성과 라이브 무대만이 갖는 역동적인 연출을 적절히 섞어 호평을 얻고 있다. 원작의 시작점이자, 드라마 시즌1에서 다뤄졌던 유미와 전 남자친구 구웅의 이야기를 160분간 펼쳐낸다. 해당 서사의 주된 이야기인 구웅과 '여사친' 서새이, 유미를 둘러싼 미묘한 감정과 갈등이 무대 위에서 그대로 살아났다.

    원작에 없던 캐릭터를 추가한 덕에 기시감도 지웠다. 뮤지컬에서만 만날 수 있는 109세포를 두어 기존 작품들과는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이 캐릭터의 비중을 크게 둔 것도 신의 한 수다. 형식적으로 새 배역을 단순 배치하는 게 아닌, 이 캐릭터를 통해 서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선택이다. 뮤지컬 스타 최재림이 이끌고, 그룹 빅스 레오(정택운)가 밀며 밀도 있는 109세포가 완성됐다.



    원작을 훼손한 범주도 아니다. 사랑에 상처받은 유미가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미스터리한 존재였던 109세포의 정체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되던 세포를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건 처음에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라이브 무대가 갖는 아날로그의 힘은 상당히 강력하다. 절절하게 사랑을 외치는 사랑 세포, 매혹적으로 파티를 여는 응큼 세포, 유미를 위해 고된 여정에 나선 109세포, 웅이와의 결별 후 불어닥친 대홍수까지 수많은 장면에서 고퀄리티의 넘버와 군무가 감정 이입을 이끈다.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 찰나에 사랑 세포, 109세포가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이를 날려버린다.


    2막에서는 유미의 비중이 줄어들다가 마지막에 집약되는 데 이 구성 역시 오히려 설득력을 쌓는 장치가 된다. 커튼콜에서는 드라마 시즌2에서 유바비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박진영이 영상통화 형식으로 깜짝 등장한다. 이 부분에도 원작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작품은 놀 티켓, 티켓링크, 예스24 등 예매처에서 9점 후반대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유미 역으로 출연 중인 티파니 영은 "창작 초연은 마지막까지 계속 조립한다. 100가지 버전의 장면과 노래 가사, 핀 조명 위치까지 정리하고 기승전결을 어떻게 해야 잘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뮤지컬 섭외가 들어온 뒤에야 웹툰을 봤다는 그는 "바로 유미에게 사랑에 빠졌다"면서 "웹툰에 드라마까지 있어서 바로 리서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N차 관람을 할 때 비로소 작품의 매력이 더 도드라질 것이라면서 "처음 볼 땐 세포마을에 빠져들었으면 좋겠고, 두 번째 관람 땐 대사 하나하나에 담긴 의도까지 보시면서 이 작품이 얼마나 재미있게 조립돼 있는지 느끼셨으면 한다. 정말 좋은 스토리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오는 8월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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