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시에 따르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주택 공급이다. 오 시장은 2031년까지 주택 31만호 착공을 민선 9기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서울시는 대상 정비사업 240곳을 진행 속도에 따라 분류하고 부시장이 매달 공정을 직접 점검하도록 조직까지 바꿨다. 재개발·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과 인허가, 자치구 협의, 시의회 조례 개정이 맞물려야 속도를 낼 수 있다. 시장의 정치력이 약해지면 지연 사업장의 갈등을 조정하고 규제를 풀어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공급이 늦어지면 3~5년 뒤 입주 물량 감소와 집값 불안으로 이어져 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총 16조원을 투입하는 ‘강북전성시대 2.0’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강북 교통망과 산업·일자리 거점을 만드는 이 사업은 시비 10조원에 국비와 민간투자 6조원을 더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민간을 설득하고 매년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장기 사업인 만큼 시장의 위상이 흔들리면 사업 순위가 밀리거나 투자 유치가 늦어질 수 있다. 강북 주민 입장에서는 교통 개선과 지역 개발 시기가 뒤로 밀리는 셈이다.
여소야대 서울시의회와의 관계도 부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118석 중 80석을 차지해 조례와 예산 심사를 주도한다. 오 시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으면서 신규 사업 예산을 지켜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청년주택 7만4000가구 공급과 야간경제 활성화 등 민선 9기 출범 뒤 내놓은 정책들이 우선 조정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논란이 컸던 일명 ‘오세훈표 사업’은 더 직접적인 견제를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한강버스 운영사의 운항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2027~2028년 135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적자 보전과 안전성, 대중교통 효과를 둘러싼 비판이 이어진 만큼 시의회 예산 심사에서 삭감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지원이 줄면 배차 확대와 선착장 연계 교통 개선도 늦어질 수 있다.
이미 준공된 광화문광장 내 ‘감사의 정원’은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추가 운영비와 연계 행사, 후속 사업은 재검토될 수 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노들 글로벌 예술섬 등 대규모 랜드마크 사업도 공사비와 사업 규모가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반면 취약계층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TgQPHd||[]-->서울런처럼 이용자가 많고 제도가 정착된 사업은 당장 중단될 가능성이 낮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실제 분기점이 대법원 판결보다 먼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가을 편성하는 내년 예산안에서 주택과 교통, 한강 개발 사업의 규모가 얼마나 유지되느냐에 따라 오 시장의 시정 장악력과 정책 지속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