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그래피티 소년' 카우스, 'X' 눈 인형으로 미술판을 뒤집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그래피티 소년' 카우스, 'X' 눈 인형으로 미술판을 뒤집다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눈동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X자가 그려진 인형. 티셔츠와 휴대폰 케이스, 2018년 서울 석촌호수에 둥둥 떠 있던 모습으로 친숙한 그 캐릭터의 작가 카우스(본명 브라이언 도넬리·52)가 회화·조각 작품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서울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23일 카우스의 대규모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이 개막한다. 카우스가 국내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거리에 낙서하던 소년, 스타가 되다
    카우스는 대중의 눈에 가장 익숙한 현대미술 작가 중 하나다. 2019년 홍콩 경매에서 회화 작품이 1억1590만 홍콩달러(약 218억원)에 팔리는 등 미술시장에서 인기가 높고, 굿즈 판매 등으로도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미국 브루클린뮤지엄과 영국 서펜타인갤러리에서 전시를 여는 등 제도권 미술계의 인정을 받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10대 때 그래피티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카우스’라는 예명, 트레이드마크인 X자 눈도 이 때 태어났다. 이름을 알린 방식이 남달랐다. 그는 새벽마다 공중전화 부스와 도로의 광고판을 뜯어 안에 있던 포스터를 꺼내 갔다.



    그리고 이를 작업실로 가져가 밤새 그 위에 그림을 그린 뒤 몰래 제자리에 되돌려놨다. 워낙 솜씨가 정교한 탓에 사람들은 브랜드가 유명 작가와 협업해 만든 광고로 착각했다. 그리고 그 착각이 진짜가 됐다. 유명 브랜드들이 앞다퉈 카우스에게 협업하자는 요청을 보낸 것이다.

    그렇다면 카우스의 작품은 굿즈일까, 예술일까. 카우스는 “나는 예전부터 그런 이분법적인 규칙에 흥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디자인과 조각을 오간 이사무 노구치, 이세이 미야케와 협업하며 회화를 그린 요코오 다다노리 등 전방위 예술가들이 그의 롤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이장욱 스페이스K 수석큐레이터는 “카우스는 앤디 워홀 이후 업타운(제도권 미술)과 다운타운(거리 문화)의 관계를 가장 극적으로 무너뜨린 작가”라고 설명했다.
    스프레이를 거꾸로 든 화가
    이번 전시가 조명하는 건 화가로서의 카우스다.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츠(SV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그는 한때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배경을 그리는 프리랜서로 일했다. 컴퓨터로 찍어낸 듯 매끈한 화면은 이때 다진 솜씨다. 하지만 신작에선 이 매끈함을 스스로 뒤집었다. 스프레이를 거꾸로 들어 압력이 빠진 물감을 빗방울처럼 화면에 떨어뜨렸다. 과자의 바삭한 질감을 표현할 방법을 찾다 개발한 기법이다.




    전시장의 주인공은 '아주 친한 친구'라는 뜻의 캐릭터 '첨(CHUM)'이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의 마스코트를 닮은 불룩한 몸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들이 몸싸움을 벌인다. 늘 서로 껴안거나 기대어 있던 카우스의 캐릭터들이 싸우는 건 처음이다. 미술관 측은 “이웃 간 다툼부터 중국·일본·러시아와 맞닿은 한국의 상황까지, ‘나와 타인의 마찰과 다툼’이라는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룬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첨 11명이 각자 그린 그림들이 모여 하나의 큰 바다를 이루는 회화 ‘치유’를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그림 수업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에서 착안했다. 카우스는 “수평선과 끝없는 물을 바라보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법 같은 경험을 세상에 전하고 싶었다”며 “이번 신작들은 실물로 봐야 미묘한 색의 뉘앙스를 경험할 수 있으니 꼭 방문해서 확인해보기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