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결혼을 앞둔 미혼 세대는 여전히 높은 비용 부담을 결혼의 가장 큰 장벽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는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기혼 500명·미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웨딩 인식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국내 혼인 건수는 2023년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다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증가하며 24만 건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예식장 대여료와 식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예물·예단 등 결혼 준비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이른바 '웨딩플레이션'이 예비부부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1%는 결혼을 인생의 필수 요소라고 답했다. 특히 미혼 20·30대에서는 절반이 넘는 50.3%가 결혼을 필수라고 인식했다.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남성은 55.2%가 결혼을 필수라고 응답한 반면 여성은 37.0%에 그쳤다.
기혼자를 대상으로 '결혼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를 묻자 남성은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겠다'는 응답이 38.4%로 가장 많았다. 반면 여성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가 26.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결혼에 대한 만족도와 인식에서도 성별 차이가 확인됐다.
결혼 비용 부담은 미혼층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결혼 의향이 있는 미혼 응답자의 75.8%는 최근 결혼식 준비 비용이 비싸다고 답했다. 또 64.8%는 결혼 준비 비용 부담이 자신의 결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으며, 20대에서는 이 비율이 70.1%까지 높아졌다.
적정한 결혼 준비 비용으로는 '500만~1000만원'이 30.0%로 가장 많았으며, '1000만~1500만원' 23.1%, '500만원 미만' 20.5%, '2000만원 이상' 13.7%, '1500만~2000만원' 12.7% 순으로 조사됐다.
결혼식 형태 역시 비용 부담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응답자의 55.2%는 가장 선호하는 방식으로 '스몰웨딩'을 선택했다. 이어 대규모 예식(18.8%), 노웨딩(13.4%), 야외·이색 예식(11.6%) 순이었다. 노웨딩을 선택한 이유로는 '결혼 준비 과정의 번거로움과 스트레스 회피'(29.9%)와 '결혼 비용 절감'(28.4%)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기혼자들은 실제 결혼 과정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던 항목으로 '예식장 대여비 및 식사비'(55.8%)를 꼽았다. 하지만 다시 결혼을 준비한다면 가장 줄이고 싶은 비용으로는 '웨딩 촬영·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33.2%)를 선택했다. 이어 예단·이바지 등 격식 절차(28.2%), 예물(15.0%), 하객 규모(14.2%) 순이었다.
반면 미혼 응답자들은 축소하거나 생략해도 되는 항목으로 예물(29.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하객 규모(22.4%), 예식 자체(18.6%), 스드메(14.8%), 신혼여행 규모(9.4%) 순으로 응답했다. 즉, 미혼은 예물 등 형식적인 절차를 우선 줄일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실제 결혼을 경험한 기혼자는 스드메 비용을 가장 아쉬운 지출로 인식하는 등 결혼 전 예상과 결혼 후 경험 사이에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도 결혼을 앞둔 이들은 비용 부담을 결혼 여부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라며 "통계상 혼인 증가와 개인이 체감하는 결혼 장벽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혼은 예물처럼 형식적인 절차를 우선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결혼을 경험한 기혼자는 스드메 비용을 가장 아쉬운 지출로 꼽았다"며 "이 같은 인식 차이는 예비부부를 위한 서비스나 정책을 설계할 때 성별과 세대별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