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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에서 '서버 랙' 단위로…AI 공급망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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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에서 '서버 랙' 단위로…AI 공급망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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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공급망의 갑(甲)이 ‘칩’에서 ‘랙’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AI 칩을 생산하던 엔비디아와 AMD가 협력사에 맡기던 랙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해서다. 데이터센터 효율을 랙의 성능과 전력 효율성이 결정하게 된 데 따른 것이라는 이유지만, AI 부품 생태계 전반을 ‘을(乙)’로 거느리려는 야심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랙은 AI 칩이 들어간 여러 서버와 네트워크·전력·냉각 장치를 냉장고처럼 생긴 철제 구조물에 설치한 데이터센터의 핵심 하드웨어다.


    미국 AI 반도체 전문 업체 AMD는 20일(현지시간) “AI 랙 시스템 ‘헬리오스’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헬리오스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된 AMD의 첫 랙 제품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결합한 AI 가속기,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크 시스템, 냉각 장치, 전력 기기 등을 연결해 데이터센터에서 AI 성능을 고도화하는 역할을 한다.


    AMD는 메타, 오라클, 오픈AI도 헬리오스 고객사로 확보했다. 제품은 이르면 연말께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AI 인프라 확장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까지 서버용 랙 시장은 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 슈퍼마이크로 같은 서버 전문 업체가 주도해왔다. 델과 HPE 등은 제작한 서버에 냉각 장치 등을 붙인 랙을 데이터센터 전문 업체와 클라우드 기업에 납품했다. AMD와 엔비디아는 델, HPE 등에 서버용 반도체를 공급했다.


    하지만 2~3년 전 엔비디아가 ‘AI 종합 공급사’를 선언하고 랙 판매를 본격화하며 구도가 바뀌었다. 엔비디아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GPU, CPU, 전력, 냉각,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설계했다. 이렇게 제조된 부품은 ‘NV링크’로 불리는 통신 기술로 연결해 랙 성능을 높였다.

    AMD의 헬리오스 개발은 엔비디아 행보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헬리오스 가격은 500만∼550만달러(약 74억∼81억원)로 엔비디아 베라루빈(350만∼400만달러)보다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 대신 헬리오스는 AI 연산 단위인 토큰 비용이 베라루빈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럼그룹의 대니얼 뉴먼 CEO는 “AMD가 랙 단위 판매를 통해 현재 4.5%인 시장 점유율을 20~25%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랙 단위 판매는 AI 공급망의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고도화를 위한 고성능·저전력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라서다. 앞으론 랙을 넘어 ‘포드’로 불리는 초대형 랙 시스템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적극적이다. 랙 160개를 연결한 ‘아틀라스 950’ 슈퍼 포드 시스템을 지난 17~20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72개가 내장된 랙 8개를 연결한 ‘NVL576’ 시스템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의 AI 공급망 장악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초기 단계부터 랙 설계를 주도하면서 ‘자사 맞춤형’ 제품을 요구하면 부품사는 관련 생태계에서 벗어나는 게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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