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 사이 소비자가 체감하는 커피 한 잔의 비용 부담이 확연히 달라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커피 수입액은 약 18억 6100만 달러(원화 약 2조 6500억 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 중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음에도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국제 원두 시세 급등의 영향이 컸다.
원두 가격 상승은 외식 커피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커피(외식)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오름세를 보였고, 점심 식사 후 소비하는 커피 한 잔 역시 부담 요소로 작용하는 추세다.
■ 1인 가구 800만 시대, 달라진 커피 소비 방식
소비 환경 변화의 또 다른 축은 1인 가구의 증가다. 국내 1인 가구는 2024년 처음 800만을 넘어 전체 가구의 36%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식료품과 음료 소비에서 편의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동시에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소비에도 적극적이다.
과거 홈카페가 외부 커피값을 아끼기 위한 차선책이었다면, 최근 소비자들은 시간과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홈카페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도 커피를 포기하기보다 커피를 즐기는 방법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 음료를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커피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커피 소비 시장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커피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 개인 카페, 편의점 커피 등 다양한 선택지가 형성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최근에는 카페 방문뿐 아니라 원두와 추출 방식, 커피 관련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커피가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 즐기는 커피에 대한 기대 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제 홈카페에서도 단순한 편의성보다 원두의 풍미와 추출 방식, 그리고 자신만의 취향을 반영한 커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 진화하는 홈커피 소비…캡슐커피 시장의 성장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캡슐커피 시장 규모를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부 시장 조사 자료에서는 인스턴트 커피 중심이었던 홈커피 소비가 캡슐커피와 원두커피 중심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확인된다. 편의성과 함께 맛과 향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캡슐커피는 풍부한 맛과 향을 제공하면서도 원두를 직접 갈고 추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줄여준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 한 대의 머신으로 구현하는 블랙커피…핵심은 ‘추출 기술’
시장 변화에 맞춰 홈카페 기기도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네오는 스마트브루(SmartBrew™) 기술을 적용해 한 대의 머신으로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드립 스타일 커피 등을 구현한다. 캡슐 표면의 패턴을 머신이 인식해 물의 양과 온도, 압력, 추출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해 메뉴별로 최적화된 맛을 내는 방식이다.
특히 고압 브루잉(High Pressure), 탑업 브루잉(Top-up), 슬로우 브루잉(Slow Brew) 등 세 가지 추출 방식을 하나의 시스템에 적용해 에스프레소의 진한 풍미부터 아메리카노의 균형감, 드립 커피의 향까지 다양한 방식의 블랙커피 추출을 지원한다. 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 추출 후 상온의 물을 결합하는 방식을 적용해 얼음이 녹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맛의 희석을 줄이도록 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 하우스 블렌드(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로스트, 아이스 아메리카노, 브렉퍼스트 블렌드(아메리카노) 등을 포함해 다양한 플레이버의 캡슐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라인업을 확장 중이다. 아울러 네슬레 최초로 종이 기반 캡슐을 도입해 제품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변화를 줬다.
■ 홈카페,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매김
홈카페는 더 이상 외부 커피를 대신하기 위한 대체재가 아니다. 고물가 흐름과 1인 가구 증가, 커피 소비의 고도화가 맞물리면서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비용과 시간뿐 아니라 취향과 경험까지 고려하며 커피를 선택한다. 집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자신만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홈카페는 향후 국내 커피 소비 시장에서 주요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혜 한경닷컴 기자 shkim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