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산을 제외하고 일본에서 가장 높은 초고봉들이 어깨를 맞추고 있는 곳, 바로 '일본 알프스'다. 사계절 저마다의 경이로운 풍광을 뽐내는 이곳은 전 세계 산악인들과 트래커들의 버킷리스트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일반인들에게 환상의 코스로 알려진 '가미코지'와 '고마가타케'는 압도적인 대자연의 정수를 보여준다. 본래 이 두 곳은 대중교통 연계가 복잡해 단번에 주파하기 어렵다. 차량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한국 출발기준이라면 나고야 중부공항이나 이시카와현 고마츠 공항으로 입국하는 동선을 짜고, 전 일정을 프라이빗 투어 차량으로 연결하는 맞춤형 여정을 기획했다.
동화 속 마을에서 시작해 '신들의 정원' 가미코지로
여정의 서막은 크리스마스 소형 마을을 연상케 하는 세계문화유산 시라카와고부터 시작된다. 고즈넉한 합장양식 가옥들을 둘러본 뒤 이 지역 특산품인 된장과 구워먹는 소고기로 식사를 마치고 시라유 온천에서 첫날의 피로를 풀었다. 시라유 온천은 트래킹 목적의 출발지점으로, 신주쿠 출발 고속버스나 마이카로 온 등산객들이 이곳에 주차 후 지정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곳이라 숙소를 잘못 고르면 식사 제공도 안 되는 료칸이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근처 상업시설도 거의 없고 일찍 문을 닫는다.


이튿날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가미코지'로 향했다. 가미코지는 자연 보호를 위해 일반 차량 통행을 엄격히 금지하는 구역이다. 전용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버스 종점인 갓파바시에서 내려 중급 트래킹 코스인 묘진이케(왕복 2~2시간30분)를 다녀왔지만 경험해 보니 초보 코스인 다이쇼이케에서 하차 후 갓파바시까지 약 한 시간 정도의 트래킹이면 충분하다. 맑고 투명한 호수 위로 서 있는 고목들과 저 멀리 만년설을 머금은 호타카 연봉이 거울처럼 비쳤다. 수목 사이로 흐르는 에메랄드빛 아즈사가와 강의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왜 이곳이 '신들이 내린 정원'이라 불리는지 온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이후 나가노로 이동해 고요하고 장엄한 기운이 감도는 천년 고찰 코우젠지(光前寺)를 관람하며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해발 2612m 위의 비경, 험준하지만 짜릿한 고마가타케
셋째 날 아침, 서둘러 첫차를 타고 일본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센조지키역으로 향했다. 고마가타케는 여행자의 숙련도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고령자나 초보자라면 빙하가 깎아 만든 부드러운 분지 지형인 '센조지키 카르'를 따라 약 한 시간 정도 가볍게 산책할 수 있다. 반면 본격적인 산행을 원하는 이들은 기소코마가타케 정상을 향해 약 4시간 코스의 트래킹에 나선다.시간 관계상 호겐다케(??岳) 코스에 올랐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왜 현지 일본 등산가들이 하나같이 헬멧을 착용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이해가 갔다. 정상을 향할수록 경사가 급해지고 발 디딜 곳이 험준한 바위 능선이 이어졌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도달한 정상의 보상은 달콤했다.
발아래로 펼쳐진 중앙 알프스 능선 너머로 남알프스의 장쾌한 산맥과 거대한 후지산의 실루엣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순간이었다.

?? 여행자를 위한 실전 Tip
일본 알프스는 한여름이라도 고도에 따른 기온 저하가 심하다. 체온 유지를 위한 긴팔 옷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특히 호겐다케 등 험준한 바위 구간을 지나거나 장시간 산행 시 안전하게 발목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전문 등산화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경닷컴 The Lifeist> Cona KIM / JAPAN NOW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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