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미 월드컵에 대해 현지에선 “상업화, 정치화로 얼룩진 월드컵”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승전 개최지가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으로 결정된 것부터 돈벌이를 염두에 둔 FIFA의 ‘밀실 야합’ 때문이란 지적이다. 선수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해당 경기장에 대해 “잔디가 벽돌 같다” 같은 악평을 내놨다. 하지만 미국 내 최대 규모인 관중 약 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점과 뉴욕에 기반을 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으로 뉴저지가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에서 떨어진 곳이 결승전 개최지로 지정되면서 축구팬들이 부메랑을 맞았다. 주 정부가 ‘안전’을 내세워 경기장으로 가는 대중 교통(버스, 경전철)을 통제하고 가격을 평소와 비교해 약 10배 수준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FIFA가 허용한 티켓 재판매와 경기 인기도 등을 감안해 수시로 조정된 티켓 가격도 비판받았다. 지난 19일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4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좌석이 개당 약 7억5000만원에 나왔다. FIFA 공식 최고가(약 4700만원)의 16배에 달하는 가격에 축구팬 사이에선 “부자들을 위한 잔치”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미국의 미식축구리그(NFL)를 흉내 낸 하프타임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축구 경기의 중간 휴식 시간은 보통 11분이다. 하지만 쇼로 인해 하프타임이 약 25분으로 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줬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FIFA가 뉴저지 경기장의 일부 잔디를 기념품으로 만들어 450달러~3000달러에 판매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뉴저지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FIFA가 월드컵 우승 반지 2026개를 만들어 우승팀에 30개를 주고, 나머지 1996개를 1만2000달러에 팔기 시작한 것에 대해선 ‘노골적 상업화’란 비판이 커지고 있다.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 전 대회와 비교해 약 72% 많은 130억달러 규모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선 월드컵에 대한 자화자찬 보도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인에게 미국의 참모습을 보여줬다”며 “거대한 쇼핑몰, 넓은 고속도로, 그리고 코스트코 냉동식품 판매대의 풍성함까지 느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