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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폭증에…잠든 美 원전·군용기 심폐소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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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폭증에…잠든 美 원전·군용기 심폐소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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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미국을 공포에 빠지게 한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이 이르면 내년 다시 전기를 생산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심폐 소생술’에 나선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단기간에 에너지원을 확충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속도가 새로운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드는 시간보다 빠르면서다. 이미 구축된 설비를 활용하는 방안이 우선 주목받고 있다. 노후 원전뿐 아니라 퇴역 항공기나 핵 항공모함에 쓰였던 엔진, 발전기를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전력 수요, 2030년까지 연 3.6% 증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전력 수요는 AI 데이터센터, 전기 자동차, 에어컨 등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6%의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앞으로 5년간 연간 수요 증가율은 지난 10년 평균보다 약 50%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력 수요는 2만8200테라와트시(TWh)로 2024년(2만7380TWh) 대비 3% 증가했다.


    전력 수요 증가의 상당 부분은 AI 데이터센터 몫이다. IEA는 전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지난해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약 두 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3%에 해당한다.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30년 약 465TWh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3배 증가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전력망 구축 속도가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IEA의 ‘전력 2026’(Electricity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전력망을 계획하고 인허가받아 완공하는 데는 통상 5~15년이 걸린다. 데이터센터 조성에는 1~3년이 소요된다. 변압기·케이블 등 송전 핵심 기자재 공급도 부족하다. 그 결과,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은 부지 안에 자체 가스 발전소를 짓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문 닫은 원전 다시 깨우는 빅테크
    문을 닫은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MS와 함께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1979년 원전 2호기의 냉각 계통 고장으로 방사성 물질이 소량 방출되는 사고를 겪은 발전소다.


    사고 후 2호기는 폐쇄됐지만, 1호기는 1985년 운전을 재개했다. 경제성 악화로 2019년 가동을 멈췄는데, 이것을 다시 살려내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835메가와트(㎿) 규모로, 볼티모어·밀워키 등 인구 50만~60만명인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세이프스토어(지연 해체) 상태에 있던 1호기는 2023년 말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지난달 스리마일섬 원전의 전력망 연결을 앞당길 수 있도록 예외 적용을 승인했다. 지역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인터커넥션은 당초 송전망 보강이 끝나는 2031년까지 전력망 연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FERC의 승인으로 2027년 재가동을 목표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아이오와주 듀안 아널드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경제성 문제로 2020년 10월 폐쇄될 예정이었지만, 그해 8월 데레초(Derecho)라 불리는 직선풍으로 인해 냉각탑 등이 파손되면서 조기 영구 정지됐다. 구글은 작년 10월 운영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25년 전력 구매 계약을 맺었다. 대부분의 전력을 아이오와주의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운영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는 작년 6월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일리노이주 클린턴 원전 전력 1121㎿를 20년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6월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클린턴 원전은 경제성 악화로 2017년 폐쇄될 뻔했지만, 주 정부의 무탄소 전력 보조금을 받아 2027년까지 원전 가동을 유지할 수 있었다. 메타와의 장기 계약 덕분에 출력을 30㎿ 늘리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퇴역 항공기·항모 동력원도 거론
    미국 정부도 AI 전력 확보전에 발 벗고 나섰다. 미국에서 2030년까지 늘어나는 전력 수요의 약 절반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황이 시급해서다.


    미국 정부는 애리조나 사막에 있는 퇴역 미군 항공기 보관소 ‘본야드’에 주목했다. 이곳에 보관 중인 퇴역 군용기 약 4000대의 제트 엔진을 데이터센터 임시 전원으로 개조한다는 구상이다. 이론상 최대 4만㎿의 발전 용량을 마련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통상 1GW급인 점을 고려하면 40곳이나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보관 상태나 개조 비용 등 제약 요건으로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핵 항공모함의 원자로를 재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HGP인텔리전트에너지는 작년 말 미국 에너지부에 USS 니미츠 원자로 2기를 오크리지로 옮겨 AI 데이터센터용 발전 설비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총출력은 450~520㎿ 수준으로 예상된다. 1975년 취역한 USS 니미츠는 내년 3월 퇴역을 앞두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 등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하는 군함도 순차적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이 계획 역시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부합하지만, 해당 계획을 아직 승인하지는 않았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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