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AI 원팀' 중국 반도체…삼전닉스 무섭게 추격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AI 원팀' 중국 반도체…삼전닉스 무섭게 추격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역대급 호황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 89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SK하이닉스 역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기업용 SSD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한 덕분이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성적표만 보고 안심하기엔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장벽을 우회하며 생태계를 구축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 속도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있어서다. 범용 제품 시장의 잠식을 넘어 HBM과 차세대 메모리 등 한국의 영토였던 최첨단 영역까지 중국의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저가 범용 칩 탈피한 中

    중국 메모리 산업은 2년 전만 해도 조 단위 적자를 내며 저사양 칩에 머물렀지만, 최근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 중심에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있다. 올 1분기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8%로 치솟았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 속에서도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자족’ 드라이브가 성과를 낸 결과다. 최근 반도체 초호황기에 힘입어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최신 서버와 PC의 주력 제품인 DDR5 시장에서 중국산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부품사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애플의 신규 D램 공급사로 검토할 만큼 기술적 신뢰도도 확보했다.


    중국은 AI 메모리의 핵심인 HBM 시장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5세대 HBM3E를 넘어 HBM4 주도권 경쟁에 진입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 제재로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이 막히자 구형 공정을 고도화하는 멀티패터닝 기술로 우회로를 뚫었다. CXMT는 현재 생산라인의 20%를 HBM 전용으로 전환하고 HBM3와 HBM3E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중 간 HBM 기술 격차가 기존 5년 이상에서 3년 안팎으로 좁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영역서 韓 추월 우려
    업계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중국이 단순 추격을 넘어 일부 차세대 기술 영역에서 이미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400단 이상의 극초고적층 시대로 향하면서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자 웨이퍼 두 개를 직접 맞붙여 회로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웨이퍼-투-웨이퍼(W2W)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이 필수화됐다. 이 영역의 특허 장벽을 선점한 곳이 바로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다. YMTC는 독자 기술인 ‘엑스태킹’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160단부터 최신 270단 제품까지 대량 양산 중이다. 관련 핵심 특허만 119건으로 한국 기업(삼성전자 83건, SK하이닉스 11건)을 압도한다. 낸드 1위인 삼성전자조차 차세대 V10(430단대) 이상의 트리플스택 낸드를 개발하기 위해 YMTC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을 정도다.

    D램에서도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를 저장하는 셀 영역과 제어 역할을 하는 주변부 영역을 각각 다른 웨이퍼에 형성한 뒤 결합하는 차세대 기술인 ‘본딩 D램’ 분야가 대표적이다. CXMT는 안후이성 허페이 공장에 차세대 본딩 D램 R&D 및 파일럿 라인 건설을 시작했다. EUV 장비 없이 심자외선(DUV) 장비와 멀티패터닝 공정만으로 초고밀도 D램을 제조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본딩 D램를 개발 중이지만, 일각에서는 CXMT가 기술과 속도 측면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판 ‘AI 반도체 삼각 동맹’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엔비디아(설계)-SK하이닉스(메모리)-TSMC(파운드리)’ 동맹에 의해 움직인다면 중국은 화웨이를 중심으로 CXMT, 파운드리 기업 중신궈지(SMIC)로 이어지는 ‘AI 반도체 원팀’ 독자 생태계를 완성했다. 이러한 협력은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를 필두로 AI반도체 제조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은 최근 화웨이의 AI 반도체 ‘어센드 950’ 구매를 추진 중이다. 화웨이 측은 어센드 950이 엔비디아의 중국용 보급형 제품인 H20과 비교해 추론 영역에서 연산 성능이 약 2.9배 높고 가격은 4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장비 제약을 우회하는 기술적 패러다임 전환이 있다. 화웨이가 공개한 ‘타우의 법칙’은 칩 자체를 미세화하는 대신 데이터 전송 속도를 극대화해 전체 시스템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도 강력하다. 2024년 조성한 3440억 위안(약 77조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 3기 펀드는 설계 툴(EDA), 최첨단 패키징, HBM 제조 분야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미세공정에서 한·중 간 기술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TSMC와 삼성전자가 2㎚ 공정에서 경쟁하는 반면 SMIC는 5㎚ 공정 수준에 머물러 있고, CXMT가 준비 중인 HBM 기술 역시 한국의 2~3년 전 제품 수준이다.

    그러나 생태계 전체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중국의 추격 속도는 한국 기업들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범용 제품에서 확보한 이익을 바탕으로 미세공정 R&D에 재투자하는 한국식 선순환 구조가 중국의 범용 시장 잠식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한국의 미래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기술 리더십을 철저히 사수해야만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했다.
    "폭증하는 AI 수요 선점하라"…삼전닉스,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
    삼성전자 용인공장 조기 가동 결정…정부도 전력·용수 인프라 전폭 지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례 없는 생산능력 확보 경쟁에 올인하고 있다.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맞춰 적기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설 총 6개 반도체 생산 공장 중 첫 번째 공장의 가동 시점을 2029년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 거론되던 가동 시점인 2030∼2031년보다 1~2년가량 빨라진 일정이다. 이같은 조기 가동 계획은 최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메가 프로젝트 민관 합동 점검회의에서도 심도 있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 연말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관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관건으로 꼽히는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 구축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3기가와트(GW)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조기 착공과 2·3단계 전력 공급 일정 단축, 공업용수 공급 조기화 등을 추진하며 조기 가동을 전방위 지원하고 있다. 인허가 패스트트랙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29년 가동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경쟁사들도 일제히 물량 공세로 맞불을 놓고 있다. 글로벌 AI 메모리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유례없는 규모의 증설 경쟁에 뛰어든 형국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확보한 약 40조원의 대규모 재원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과 청주 P&T7 첨단 패키징 공장 구축 등에 전격 투입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으로 호남권에도 각각 4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지을 계획이다.


    해외 경쟁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공격적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자국 투자 규모를 기존 20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약 376조원)로 대폭 늘려 2035년까지 D램 생산량의 40%를 미국 현지에서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202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일본 히로시마에 1조5000억엔(약 14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D램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장을 짓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이처럼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을 거는 것은 시장의 경쟁방식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시장이 얼마나 미세하게 깎느냐의 기술 격차 싸움이었다면 초고속·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는 AI 시대에는 ‘누가 적기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느냐’가 시장 지배력의 척도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팹은 착공부터 양산까지 최소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투자 타이밍을 놓치면 폭증하는 수요를 고스란히 경쟁사에 빼앗기게 된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