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및 교환 방문자의 체류 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이민 규제책을 내놨다.
학업 종료 시까지 자동 연장이 가능했던 기존 관행이 사라지면서, 미국 유학을 준비하거나 현지에서 학업 중인 학생들에게 큰 혼란이 예상된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16일(현지 시간) F비자(유학생)와 J비자(교환방문) 소지자의 체류 기간을 최장 4년으로 고정하는 최종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17일 연방 관보 게재를 거쳐 60일 뒤인 9월 중순부터 발효된다.
'영원한 학생' 방지 명목…연장 심사도 대폭 강화
그동안 유학생들은 정규 학업 과정을 마칠 때까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체류 기간을 자동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규정으로 모든 유학생은 4년 후 체류가 필요할 경우 DHS에 별도의 연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
DHS 측은 "1978년 이후 이어져 온 현행 제도로 인해 일부 유학생들이 출국을 피하려고 계속 수업에 등록하는 '영원한 학생'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번 규정을 통해 이민 사기를 방지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학업 계획이 불분명할 경우 연장 승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전공 변경 시에도 변경의 타당성을 엄격히 따지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유학 중인 학생도 소급 적용
이번 규정은 신규 입국자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에서 학업 중인 유학생들에게도 자동 적용된다.
또한, 외국 언론인 비자(I비자) 소지자의 체류 기간도 240일로 단축되며, 이후 240일마다 연장해야 한다. 특히 중국 국적 언론인에게는 90일 단위의 더 짧은 연장 기간이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 기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체류자 추방 작전은 물론,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 등 합법적 이민 경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문턱을 세우고 있다.
한국 유학생 영향 불가피…유학 시장 '빨간불'
이번 정책으로 미국 현지에서 학업을 계획했던 학생들은 물론, 이미 적응을 마친 유학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적성에 따른 전공 변경이나 학업 기간 연장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체류 기간이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F-1 비자로 체류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1만 1861명, J-1 비자 소지자는 7985명에 달한다.
이들 외에도 가족 동반자들을 포함하면 상당수 한국인이 이번 규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번 규정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유학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글로벌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