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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메' 위에 또 선크림을? 지금 'SPF 터치업'이 뜨는 이유 [코덕 박현주의 트렌드 관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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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메' 위에 또 선크림을? 지금 'SPF 터치업'이 뜨는 이유 [코덕 박현주의 트렌드 관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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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둘러싼 논쟁도 뜨거워진다. 제품에 표시된 SPF 수치는 정확한지, 선크림은 정말 두 시간마다 덧발라야 하는지, 실내에서도 발라야 하는지, 얼굴에는 손가락 몇 마디만큼 사용해야 하는지까지. 바르는 양과 주기, 생활 환경에 따른 필요성은 물론 제형의 효과까지, 선케어만큼 소비자에게 많은 질문을 남기는 화장품도 드물다.

    그 중에서도 풀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난감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메이크업한 얼굴 위에 선크림을 어떻게 덧바르느냐’다. 공들여 완성한 피부 표현 위에 크림형 선크림을 다시 한 겹 바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아침에 선크림을 바른 뒤, 하루 종일 재도포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은근한 마음의 짐으로 남는다.


    자외선 차단제는 그동안 빠르게 진화해왔다. 백탁이 없는 것은 기본, 세럼처럼 산뜻하게 스며드는 제형부터 피부 장벽과 진정을 강조한 스킨케어형 선크림, 휘핑크림이나 무스처럼 독특한 질감의 제품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아무리 사용감이 좋아져도 메이크업 위 재도포라는 숙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선크림을 ‘뿌리고’ ‘두드리는’ SPF 터치업
    이것이 최근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SPF 미스트와 파우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배경이다. 다시 발라야 하는 선크림 대신, 가볍게 뿌리고 두드려 SPF를 보충하는 일명 ‘SPF 터치업’ 제품들이 우후죽순 출시되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뷰티 크리에이터인 패트릭 스타(Patrick Starrr)가 만든 브랜드 원사이즈(ONE/SIZE)는 ‘온 틸 던 매티파잉 선스크린 메이크업 세팅 스프레이 SPF28’을 선보였다. 메이크업을 고정하면서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제공하는 제품으로, 세포라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선케어 브랜드 쿨라(COOLA)는 얼굴과 몸을 위한 스프레이뿐 아니라 두피와 모발에 사용하는 SPF30 미스트까지 운영한다. 자외선 차단의 범위를 얼굴에서 노출된 모든 피부와 두피로 확장한 것이다.


    독특한 브랜딩으로 여러 마케팅·산업 매체에서 주목받아온 선케어 브랜드 베케이션(Vacation)은 ‘슈퍼 스프리츠 SPF50 페이스 미스트’를 메이크업 위에도 사용할 수 있는 데일리 제품으로 제안한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집과 사무실, 야외에서 수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선케어를 해변에서만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꺼내 쓰는 제품으로 재해석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SPF 미스트와 픽서, 선 파우더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미스트가 손쉬운 분사로 자외선 차단 성분을 보충하는 방식이라면, 선 파우더는 여름철 얼굴에 올라온 유분을 정돈하면서 SPF까지 더한다는 개념이다.


    Tage의 선 픽서, 비플레인의 선 파우더처럼 재도포의 편의성을 앞세운 제품들이 등장하며 국내에서도 SPF 터치업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사실 SPF가 표시된 파우더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파우더가 출시돼 왔다. 그럼에도 선 파우더가 지금 다시 주목받는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자외선 차단제의 재도포를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2026년 6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선파우더’ 검색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4% 증가한 것도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SPF50이라고 쓰여 있으면, 두드리는 순간 SPF50이 될까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제품에 SPF50이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미스트를 얼굴에 가볍게 뿌리거나 파우더를 몇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피부에 SPF50의 차단막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선크림이 피부의 자연적인 화상 발생 시간을 얼마나 늦춰주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SPF30은 UVB의 약 97%를, SPF50은 약 98%를 차단한다. 또한 SPF는 정해진 시험 조건에서 측정된 수치다. 국제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SPF 시험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 1㎠당 2mg의 양으로 고르게 도포한다. 소비자가 실제 생활에서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을 사용하거나 일부 부위를 빠뜨린다면, 제품에 표시된 수치와 같은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파우더를 예로 들어보자. 시험 기준과 유사한 양을 얼굴 전체에 파우더로 올리려면 우리가 수정 메이크업 때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필요하다. SPF50 파우더를 퍼프로 몇 번 톡톡 두드렸다고 해서 곧바로 크림형 선크림을 충분히 바른 것과 같은 SPF50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미스트도 마찬가지다. 얼굴에 한두 번 가볍게 분사하면 실제로 피부에 도달하는 양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분사된 내용물이 얼굴 전체에 균일한 막을 형성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바람이 부는 야외에서는 제품의 상당량이 공기 중으로 흩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에어로졸형 자외선 차단제는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미국피부과학회 역시 스프레이형 제품을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말고, 손에 덜어 얼굴에 바르도록 안내한다. 바람이 부는 곳에서 분사하거나 입과 코 주변에 직접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손에 먼저 분사한 뒤 얼굴에 펴 바를 것이라면, 굳이 미스트 형태를 선택할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메이크업 위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제품의 가장 큰 장점과, 충분하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 사이에 간극이 생긴다.

    그렇다고 미스트와 파우더가 의미 없는 제품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결론은 오히려 명확하다. 이들은 아침에 충분한 양을 바르는 메인 자외선 차단제의 완전한 대체재라기보다, 재도포의 공백을 줄이는 보조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SPF 덧바르기의 정답은 무엇일까
    소셜미디어에서 한때 화제가 된 방법 중에는 마른 벨벳 타입 메이크업 스펀지에 크림형 자외선 차단제를 소량 묻힌 뒤, 메이크업 위에 문지르지 않고 가볍게 눌러 바르는 방식이 있다. 파우더나 미스트보다 실제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에 직접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합리적이다. 다만 베이스 메이크업이 들뜨거나 밀릴 수 있어, 완벽한 피부 표현을 유지해야 하는 날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현실적인 사용법은 생활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해변이나 등산, 야외 스포츠처럼 지속적으로 햇빛에 노출되고 땀이나 물, 마찰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두 시간 간격의 재도포가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땀을 많이 흘렸거나 수영을 했거나 수건으로 피부를 닦았다면 그보다 더 빨리 덧발라야 한다.

    반대로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실내에 머물고, 창가의 햇빛에도 그다지 노출되지 않는 사람에게 ‘두 시간마다 무조건 선크림을 다시 바르라’는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자외선 노출량은 계절과 시간, 활동 장소, 이동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재도포의 필요성은 시계만 보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그날 얼마나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되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메이크업을 유지하면서 조금이라도 차단력을 보충하고 싶다면 미스트나 파우더를 ‘완벽한 SPF50의 재현’이 아니라 ‘보조적인 리터치’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제품에만 모든 역할을 맡길 필요도 없다. 햇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 선글라스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때로는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K-선스크린 다음에는 무엇이 올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자외선 차단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높은 SPF 수치 때문만은 아니다. 조선미녀와 라운드랩 등 K-선스크린이 해외 소비자에게 큰 반응을 얻은 배경에는 ‘백탁과 끈적임 없이 스킨케어처럼 바를 수 있다’는 사용감의 혁신이 있었다.

    한국 선케어가 지금까지 ‘자외선 차단제를 얼마나 가볍고 산뜻하게 바를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풀어왔다면, 이제 다음 질문은 ‘어떻게 하루 종일 그 차단력을 유지하느냐’일 것이다.


    SPF 미스트와 파우더의 등장은 이 질문에 대한 업계의 첫 번째 대답이다. 아직은 시험 기준의 도포량과 소비자의 실제 사용량 사이에 차이가 있고, 편리함과 충분한 차단 효과를 동시에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그러나 소비자가 어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는 정확히 짚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아침에 선크림을 잘 바르는 방법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메이크업을 망치지 않고, 손에 묻히지 않으면서, 하루 중 언제든 차단력을 보완할 방법을 찾고 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페이스 쿠션 역시, 출발점은 수정 메이크업을 간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인기의 상당 부분은 'SPF를 간편하게 덧바를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는 지금, 쿠션에 이어 SPF 터치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다음 세대 제품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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