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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에도 방향이 몇 차례씩 바뀔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급락했고, 코스피는 장중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부터 미국의 금리 향방,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까지 증시를 둘러싼 변수도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지난 7월 15일 만난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럴 때일수록 단기 뉴스에 흔들리기보다 시장을 움직이는 본질을 읽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현재 증시를 ‘금리라는 거시 변수와 AI라는 산업 혁신이 맞물려 충돌하는 국면’으로 규정했다. AI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변화인 만큼 단기적인 수익성 논란만으로 투자 사이클의 종료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금리는 기업 가치의 할인율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인 만큼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가 증시의 주도 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면서도, AI 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전력기기와 금융 업종에도 함께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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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7일 호실적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훼손됐기 때문이라기보다 시장의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장은 더 좋은 숫자를 기대하고 있었고, 실적 발표가 오히려 차익실현의 계기가 된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촉발한 변동성이 더해지면서 가격 조정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번 상황을 보면서 예전에 배춧값이 한 포기에 1만5000원, 2만 원까지 치솟았던 때를 떠올렸습니다.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가격이 계속 갈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시장도 비슷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크게 흔들린 것은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일시적으로 왜곡된 측면이 강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싼 시장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받던 한국 증시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밀린 만큼 시간이 지나면 본래 가치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면 대응이 달라져야 합니다. 시장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이라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펀더멘털보다 수급과 투자 심리가 가격을 흔드는 국면에 가깝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급하게 매도하기보다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보유하는 전략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오히려 분할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날(7월 14일) 미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 ADR이 20% 넘게 상승한 것처럼 급락 이후 반등은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급하게 팔았다가 다시 들어갈 시점을 놓치면 오히려 투자 성과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 이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장 큰 원인은 무얼까요.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축이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미국 금리이고, 다른 하나는 AI라는 산업 변화입니다. AI 투자 사이클이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사실 올해 들어 이미 여러 차례 시장이 경험했던 변수들입니다. 어느 정도는 주가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장이 특히 불안했던 이유는 거시경제 변수와 기업 실적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시적으로는 금리 인상 우려가 남아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할인율도 올라가기 때문에 성장주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미시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초만 해도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40조 원 수준이었지만, AI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전망치가 크게 상향 조정됐습니다. 결국 거시 변수는 부담인데 기업 이익은 좋아지는, 두 힘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등장하면서 변동성이 한 단계 더 확대됐습니다. 예전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을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ETF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오히려 ETF 자금이 원주를 흔드는 ‘왜그 더 도그(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초자산이 상품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기초자산 가격을 흔드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런 수급 변화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 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가장 집중해서 봐야 하는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AI 투자도 중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마지막 열쇠는 금리라고 생각합니다.”
- 하반기 증시의 최대 변수는 결국 금리라고 보십니까.
“네, 저는 결국 하반기 시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 좋아도 금리가 올라가면 주식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기업 실적이 다소 아쉬워도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 시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하반기에는 무엇보다 미국의 물가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하우스에서는 연초부터 올해 한 차례 정도 금리 인하를 예상했습니다. 이후에도 그 전망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지만, 저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물가가 안정되는 흐름이 확인된다면 Fed도 추가 긴축 카드는 접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도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물론 한 번의 지표만으로 추세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중동지역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영향이 6~7월 물가에는 일정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유가가 추가로 급등하지 않는다면 8~9월 발표되는 물가 지표에서는 다시 안정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시점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2%대로 접근할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Fed도 더 이상 금리 인상을 고민하기보다 경기와 고용을 살펴보는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고용 지표도 숫자만 봐서는 안 됩니다. 최근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서비스업과 의료 분야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난 측면이 큽니다. 미국 경제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Fed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되면 고용을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래서 3분기까지는 시장이 상당히 혼란스러운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가 지표 하나, 고용 지표 하나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8~9월을 지나면서 물가 안정이 확인된다면 4분기에는 투자자들도 조금 더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지금 와서 상품 자체를 없애거나 추가 상장을 막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접근성이 너무 쉬웠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재는 몇 시간의 사전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데, 일반 ETF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도는 전혀 다릅니다. 저는 거래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마다 교육을 다시 받도록 하거나, 투자 경험과 자산 규모에 따라 투자 한도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전문투자자 제도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 역량을 갖춘 투자자에게 더 넓은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거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과거 중국이 시장 급락 때 거래를 강제로 제한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었던 사례를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은 예측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보다는 투자자 교육과 위험 관리 체계를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AI와 반도체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있습니다. 하반기에도 AI·반도체가 주도주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십니까.
““AI와 반도체가 당분간 시장의 중심에서 내려올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결국 주가는 기업의 이익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약 340조 원이었고, 이 가운데 정보기술(IT) 업종은 150조 원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다른 업종의 이익 전망은 정체된 반면 IT 업종 전망치는 큰 폭으로 상향되며 코스피 전체 이익 전망도 750조 원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결국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은 여전히 반도체입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되는 한 반도체 수요와 기업 실적 개선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히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고평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익 증가세가 살아 있는 만큼 반도체 호황은 앞으로도 2~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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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아직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데도 투자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얼마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이 지금 AI 시대를 가장 잘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는 뒤처지는 것이 가장 큰 위험입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그랬고, 스마트폰 시대가 열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에도 수익 모델을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먼저 투자하고 생태계를 만든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카카오 역시 초기에는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용자를 먼저 확보한 뒤 오랜 시간을 거쳐 수익 모델을 만들어냈습니다. 검색 시장에서도 결국 플랫폼을 선점한 기업이 살아남았습니다. AI도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당장의 수익보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AI 경쟁에서 한 번 뒤처지면 나중에는 몇 배의 비용을 들여도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빅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국내 기업들도 AI 활용에 조금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AI 활용에서 빠르게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도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에 머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생산성 격차가 되고 결국 기업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AI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는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는 시점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신호는 무엇입니까.
“많은 투자자들이 ‘AI 사이클이 언제 끝나느냐’를 궁금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질문보다 ‘어떤 신호를 가장 먼저 봐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항상 결과보다 먼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역시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CAPEX) 증가율입니다. 투자 규모도 중요하지만 증가 속도가 더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30~40%씩 늘어나던 투자가 갑자기 한 자릿수 증가율로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시장은 그것을 AI 투자 사이클의 변곡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현장의 분위기도 함께 봐야 합니다. 지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고객들이 먼저 장기공급계약(LTA)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몇 년치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AI 투자 수요가 쉽게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고객들이 장기 계약을 줄이고 필요할 때마다 단기 구매를 하기 시작하거나, 공급업체보다 수요업체의 협상력이 다시 강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그때는 시장도 AI 투자 사이클의 변화를 고민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결국 숫자는 항상 가장 늦게 나옵니다. 현장의 분위기가 먼저 바뀌고, 그다음 실적이 변하고, 마지막으로 통계가 확인됩니다.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을 꾸준히 만나고 공급망을 확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AI 사이클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현장의 변화를 살펴볼 생각입니다.”

- 하반기 가장 주목하는 섹터는 무엇입니까.
“가장 먼저 꼽는 것은 역시 AI 반도체입니다. 결국 시장은 기업의 이익을 따라가는데, 현재 코스피 이익 증가를 가장 크게 이끌고 있는 업종이 AI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장의 중심축이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전력기기입니다. AI 산업이 성장하려면 반도체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도 함께 확충돼야 합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변압기와 송배전 설비, 냉각 시스템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까지 겹치면서 구조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금융, 특히 증권과 은행입니다. 증권업은 거래대금 증가와 ETF 시장 확대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금리 인상 기대가 유지되는 동안 순이자마진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향후 통화 정책 전망이 달라질 경우 투자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하반기 포트폴리오는 AI 반도체를 중심축으로 가져가되,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는 전력기기와 금리 흐름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금융 업종을 함께 살펴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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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프리미엄 세그먼트(승강제) 도입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합니다. 다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미엄 세그먼트가 도입되면 기관과 연기금 자금은 자연스럽게 우량 기업으로 집중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환경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코스닥은 양적 성장에 치우친 측면이 있었습니다. 상장 기업 수는 크게 늘었지만 퇴출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우량 기업들은 결국 코스피로 이전하는 구조가 반복됐습니다. 그런 점에서 시장을 일정 부분 재편하려는 시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만 만들고 나머지 기업을 시장에 맡겨 두는 방식으로는 벤처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성장 단계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도 함께 유지돼야 하고, 반대로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시장 원칙에 따라 적시에 퇴출하는 제도도 병행돼야 합니다. 결국, 승강제의 성공 여부는 프리미엄 시장을 만드는 것보다 시장 전체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달려 있습니다. 우량 기업은 제대로 평가받고, 성장 기업은 투자 기회를 얻으며, 부실 기업은 원칙에 따라 퇴출되는 시장이 만들어질 때 제도의 효과도 극대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투자 습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투자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시장이 워낙 강하다 보니 악재가 나와도 결국은 오른다는 경험이 쌓였고, 높은 수익률을 당연하게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변동성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같은 전략이 계속 통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사실 연 20%의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만으로도 매우 뛰어난 성과입니다. 지금은 조급하게 큰 수익을 노리기보다 분할매수와 분할매도를 통해 대응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나 차입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굳이 시장을 이기려고 무리할 필요도 없습니다. 시장 평균을 뛰어넘으려면 특정 종목 비중을 크게 늘리거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덱스 ETF처럼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성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시장의 큰 방향을 믿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는 결국 오래 하는 사람이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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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증시를 가장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나리오와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요.
“결국 모든 변수는 금리로 연결됩니다. 저는 하반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도 금리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낮아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Fed도 추가 긴축 부담에서 벗어나 최소한 금리를 동결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 둘 수 있습니다. 그 환경에서는 기업 실적 개선과 함께 증시도 다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면서 Fed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경우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고 성장주에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AI 산업 자체가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높은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다만 제가 더 크게 보는 리스크는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는 경우입니다. 아직까지는 그런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도 계속 확대되고 있고, 메모리 수요도 견조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투자 증가율이 둔화되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의 CAPEX 계획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시장은 금리와 AI 투자라는 두 축 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 김수정 기자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