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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쏠림 '충격 …IBM 시총 하루새 690억弗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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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 주가가 14일(현지시간) 25% 폭락했다. 반도체 가격 폭등으로 지갑 사정이 빠듯해진 고객사들이 IBM 제품 구매를 줄인 탓이다. 인공지능(AI)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을 대체하는 1차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종말)에 이어 하드웨어 비용 때문에 소프트웨어 소비가 줄어드는 2차 사스포칼립스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SaaS 기업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 블랙먼데이보다 더 떨어져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IBM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5.21% 급락한 217.07달러에 마감했다. 1968년 기록 작성 이후 하루 최대 하락 폭이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90억달러(약 102조원) 증발했다.

    오는 22일 발표할 예정이던 2분기 실적을 미리 공개한 게 발단이 됐다. IBM은 2분기 매출이 172억달러(약 25조6000억원),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93달러로 각각 시장 예상치인 179억달러와 3.01달러에 못 미쳤다고 발표했다.


    부문별로는 소프트웨어 매출이 5% 늘었고, 컨설팅 매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인프라 사업부 매출이 1년 전(41억4200만달러)보다 7% 감소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인프라 매출 2% 감소, 소프트웨어 매출 11% 증가를 예측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고객사들의 ‘자본지출 재조정’을 꼽았다. 그는 투자자 서한에서 “6월 마지막 몇 주 동안 고객들이 공급이 빠듯한 서버·스토리지·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자본 지출을 인프라 부문으로 돌렸다”고 밝혔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발(發) 메모리 품귀로 메모리 기업들의 생산력이 AI용 특수 메모리에 집중되면서 서버·PC·스마트폰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해 IBM 제품 구매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뜻이다.

    이번 실적 경고는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으로 확산했다.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IT 재량 지출이 줄어들고 있으며 다가올 소프트웨어 기업 실적 발표에서 주요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어도비(-4.26%), 세일즈포스(-2.14%), 서비스나우(-5.76%), SAP(-3.23%) 등 주요 SaaS 기업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 AI가 메인프레임 사업도 위협
    IBM은 AI 기업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안고 있다. 메인프레임 사업이 대표적이다. 메인프레임은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2m가 넘는 대형 컴퓨터다. 크리슈나 CEO는 2분기 메인프레임 사업이 회사 전망 대비 부진했다고 인정했다. IBM은 작년 6월 신용카드 결제와 주식 거래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사기를 잡아내는 메인프레임 ‘Z17’을 출시했다. Z17이 작년 2분기에 출시된 만큼 기저 효과로 올해 2분기 인프라 매출 감소는 예상됐지만, 폭이 추정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크리슈나 CEO는 “거래 처리 부문에서 Z시리즈와 관련 소프트웨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메인프레임 판매는 하드웨어 매출로, 그 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래밍 언어 코볼(COBOL)은 소프트웨어·컨설팅 매출로 잡힌다. 1959년 개발된 코볼은 사무·상거래 프로그램에 주로 쓰인다. 카드 결제·항공사 예약 등 단순 숫자 계산에 사용되고 탁월한 안전성을 자랑한다. 다만 이 기술이 60년이 넘은 만큼 전문 개발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IBM은 코볼 구독료와 이를 자바(JAVA) 등 현대 컴퓨터 언어로 바꾸는 컨설팅 양쪽으로 높은 마진을 거두고 있지만, 이 시장을 앤트로픽이 겨냥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자사 AI 도구 클로드 코드를 통해 코볼 현대화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IBM 주가는 13.2% 아래로 밀렸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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