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사건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간 갈등으로 번지면서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핵심 현안에서조차 범야권 공조가 사실상 마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한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야권 내부 싸움에 발목이 잡혔다는 것이다.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임으로써 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고, 이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 큰 타격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중요한 시점에 통합을 저해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뼈아프다”고 말했다. 정이한 논란으로 인해 보완수사권 폐지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공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보완수사권 문제야말로 야권이 공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이슈이자 사실상 유일한 아젠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양당 간 갈등이 전면으로 번지면서 공조는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가 수사를 받으러 (경찰서를) 드나드는데도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개혁신당을 직격했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이한은 국민의힘에서 보좌진으로 일했던 사람”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누가 공작해서 이 일이 생겼는지 알고 불나방들이 설치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아쳤다. 특히 이 대표는 박형준 후보 캠프 인사가 정 전 후보에게 접촉한 사실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단일화 공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정치권에선 야권이 공조해 목소리를 높여야 할 시기에 내부 공방으로 인해 민주당을 향한 주장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당은 최근까지도 중요 현안에 대해선 활발히 공조해 왔다. 지난 1월엔 통일교 특검과 공천헌금 특검, 이른바 ‘쌍특검’ 공조에 합의하며 협력하기도 했다.
한편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는 이르면 이번 주 검찰로 송치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