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자마자 1t 트럭을 타고 공사 현장에 직접 철선을 배달하고 다녔습니다.”박민기 삼창선재 대표(사진)는 13일 양주 공장에서 한 인터뷰에서 “영업 현장에서 대리부터 과장, 차장, 이사까지 다양한 명함을 돌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월부터 창업주인 아버지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삼창선재는 1990년 설립된 철선 제조업체다. 박상엽 대표가 다니던 금속회사의 거래처가 부도 위기에 몰리자 이 회사를 인수했다.
박민기 대표는 철저하게 현장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중국 현지 지점 설립을 위해 2년 넘게 중국에 머물렀다. 대리·과장·차장·팀장·이사 등 모든 직급을 거쳤다. 그는 “공장 밖에서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만 들으면 몇 대가 가동 중인지 알 수 있고, 평소와 다른 소리만 나도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1세대와 함께 회사를 키운 직원은 나보다 훨씬 뛰어난 전문가”라며 “실적뿐 아니라 현장을 알아야 이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대표가 처음부터 회사를 물려받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경험한 철선업은 노동 강도가 세고 성장은 둔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첫째 아이가 태어난 뒤 생각을 바꿨다. 박 대표는 “아이를 보면서 ‘가업을 제대로 한번 일으켜 보자’고 마음먹었다”며 “5년 동안 최선을 다해보고도 가능성이 없으면 그때 정리하자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회사 고객을 다각화했다. 건설용 철선에 집중하던 사업 영역을 세탁업체 옷걸이 등으로 넓혔다. 박 대표는 “철선이 들어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며 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도 뚫었다. 박 대표는 “현재 매출의 30~40%가 수출에서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최근엔 판재 등 철강재 유통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장에 스마트 운영 시스템도 도입했다. 휴대폰으로 설비 가동 시간을 예약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 데이터를 자동으로 저장하고 제품별로 관리한다. 박 대표는 “공정 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한 후엔 문제가 생겨도 원인을 빠르게 찾아 대응할 수 있다”며 “기업 승계는 다음 세대에 맞게 기업을 혁신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양주=이광식 기자
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제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