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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도 내기 힘들어"…홈플러스 28년 만에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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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도 내기 힘들어"…홈플러스 28년 만에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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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서울 문래동에 있는 홈플러스 영등포점. 늘어선 쇼핑카트가 100m가 넘는 매장 입구를 막아섰다. 곳곳엔 ‘임시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휴업을 모르고 방문한 이들은 아쉬움에 서성이다가 이내 발길을 돌렸다.

    영등포점을 포함한 전국 홈플러스 67개 점포가 이날 무기한 영업을 중단했다. 홈플러스 모든 점포가 일제히 영업을 중단한 건 1997년 9월 4일 1호점(대구점) 개점 이후 28년312일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을 여는 데 필요한 전기·가스료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운영자금이 고갈됐다. 다시 문을 여는 모습을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 이마트 턱밑까지 추격
    홈플러스는 삼성그룹의 유통업 진출로 탄생했다. 삼성은 1991년 신세계가 계열 분리로 떨어져 나간 직후부터 유통업 재진출을 모색했다. 1996년 유통시장 전면 개방으로 빗장이 풀리자 삼성은 즉각 유통업 진출을 결정했다. 그룹 모태인 삼성상회의 태생지인 대구를 1호점 입지로 낙점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삼성은 자금 확보와 유통업 선진 노하우 도입을 위해 영국 유통기업인 테스코와 손잡았다. 이렇게 출범한 ‘삼성테스코’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 글로벌 수준의 물류·공급망 관리 역량을 도입하면서도 매장 구성과 고객 서비스는 철저히 삼성의 ‘한국화 전략’을 따랐다. 우수한 자체 브랜드(PB) 상품 기획력, 문화센터의 대중화, 점포 디자인 표준화 등을 통해 마트의 선진화를 이끌었다. 2008년엔 이랜드그룹으로부터 홈에버(한국까르푸) 36개 점포를 사들였다.

    외환위기 이후 삼성그룹은 유통업의 우선순위를 낮췄고 지분을 단계적으로 줄였다. 2011년 잔여 지분 전량(5.3%)을 테스코에 넘겼다. 이후 2015년 MBK파트너스가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인수금액은 7조8000억원. 당시 기준으로 국내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었다. MBK는 “홈플러스를 대한민국 대표 종합 유통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2019년 말 홈플러스의 점포 수는 140개로 업계 1위 이마트(142개)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 일주일 내 파산할 듯
    하지만 홈플러스는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2조7000억원을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조달했다. 이후 점포 68개를 외부 투자자에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한 뒤 재임대하는 ‘세일즈 앤 리스백’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홈플러스의 점포 임차료 부담은 연간 4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현금흐름이 악화한 홈플러스는 2020년대 들어 빠른 배송을 앞세운 쿠팡 등 e커머스의 공세에 무방비로 당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의 쇠락과 e커머스의 부상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꾀했다. e커머스와 차별화하기 위해 매장을 리뉴얼하고, 물류센터 확충, e커머스 채널 구축 등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홈플러스는 경쟁력을 잃고 쇠퇴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수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4년 11월 자금난으로 납품업체 대금 지급이 늦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리고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가 결정됐다. 즉시 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의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끝내 파산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오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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