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새 급성장한 단기임대 시장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이달 초 자체 플랫폼을 통해 단기임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출시 약 1주일 만에 수천명의 임대인이 매물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아파트와 전·월세, 분양 정보를 제공해온 국내 대표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이 사업 영역을 단기임대로 확대한 것은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단기임대 플랫폼 1위인 삼삼엠투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 상반기 플랫폼 거래액은 1500억원을 넘어 지난해 연간 거래액의 80% 수준에 도달했다. 거래 건수는 2021년 600건에서 2023년 2만 건, 지난해 16만 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2만 건을 돌파했다. 전국에서 약 12만 개 매물을 확보하고 있다.
단기임대는 통상 2년 계약인 전·월세와 달리 1주일에서 수개월까지 필요한 기간만 계약하는 방식이다. 단기 출장과 장기 여행은 물론 이사 일정이 겹치는 기간의 임시 거주, 인테리어 공사 기간, 병원 간병, 외국인의 ‘한 달 살기’ 수요 등이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호텔이나 공유숙박보다 저렴하면서 일반 월세보다 이용 기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수요가 많은 서울 마포구의 호텔 숙박료는 1박 평균 15만원 수준이다. 6박을 이용하면 약 90만원이 들지만, 단기임대 플랫폼에서는 같은 지역 원룸 오피스텔을 주 단위 기준 30만~5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리브애니웨어, 자리톡, 미스터멘션, 플라트라이프, 단단임대 등이 잇달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단단임대는 ‘수수료 0원’ 이벤트를 진행하며 매물 확보 경쟁에 나섰다. 삼삼엠투는 보증금을 회사가 보관했다가 반환하는 에스크로 방식을 도입해 거래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규제의 풍선효과도 한몫
전문가들은 라이프스타일 변화, 외국인 장기 체류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단기임대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삼엠투는 지난해 말 영문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외국인 직장인과 유학생, 장기 체류 여행객 이용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결제액 가운데 해외 이용자 비중은 20%를 넘어섰다.전세 사기 불안과 계약갱신청구권, 토지거래허가제 등 각종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장기간 계약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보다 유연한 계약 형태를 선호하는 것이다. 일반 전·월세는 계약갱신청구권이 행사되면 최대 4년간 임대료 인상 폭이 제한된다. 반면 단기임대는 임대인이 시장 상황에 맞춰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다. 임차인 역시 보증금 부담이 작고 카드 결제 등 이용 편의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단기임대 시장 확대가 도심 전·월세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전·월세 물량이 단기임대로 돌아가면 전체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사회초년생과 대학생 수요가 많은 도심과 대학가, 역세권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