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고승일)는 전날 인보사 투여 환자 139명이 코오롱생명과학 및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 원고들은 2017년 12월부터 2019년 3월 사이에 인보사를 맞은 환자다. 이들은 15년째 이어지는 장기 추적 조사를 받고 있는데, 2019년 8월 소송이 제기된 지 약 7년 만에 1심 결론이 나왔다. 전체 소송가액은 13억9000만원이다.
법원은 인보사에 명백한 제조상 결함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보사 2액 주성분이 품목 허가 당시 표시된 연골 유래 세포가 아니라 종양을 형성할 우려가 있는 신장 유래 세포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재판부는 코오롱이 이를 연골 유래 세포로 거짓 표시해 허가받고 판매한 행위는 약사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원고들에게 진료비 등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모두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코오롱은 제조 당시 과학 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을 알 수 없었다며 책임을 피하려고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들을 대리한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재판부가 원고 1인당 4000만원 이상의 배상액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엄 변호사는 “애초 청구 금액이 1인당 1000만원이어서 1심에서는 1000만원 배상 판결이 나왔다”며 “항소심에서는 청구 금액을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9년 주성분이 허가 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인보사 사태’가 터졌다. 식약처는 2019년 4월 제조 및 판매 중지 명령을 내렸다. 같은 해 7월에는 품목 허가를 전면 취소했다. 이후 각종 소송과 수사가 잇따랐는데 환자들이 코오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