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네이버에 공식 요구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는 전 계열사 통합교섭을 위한 세부 실행계획을 확정했다. 노조는 다음달 초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의견수렴 간담회를 열고, 내달 말께 사측에 통합교섭 개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교섭은 네이버 노조가 2018년 설립 초기부터 추진한 사안이다. 네이버와 각 계열사가 법인별로 진행해온 임금·단체협약, 인센티브, 근무제도 등을 단일 노사 테이블에서 다루자는 것이다. 반면 네이버와 계열사는 “각 법인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법인별 개별 교섭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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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이번 노조의 실행에 계기가 됐다. 사용자 범위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근로조건에 대해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넓어지면서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교섭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가 살아난 것이다.
사용자성을 둘러싼 압박은 이미 지난해부터 누적됐다. 네이버 산하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엔아이티서비스, 엔테크서비스,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 6개 손자회사 노조는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 인근에서 네이버에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배회사인 네이버가 임금과 인력 운영에 영향을 행사해왔다”며 본사와의 처우 격차 해소를 요구했다. 올 들어선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웹툰, 스노우, 네이버제트, 네이버파이낸셜, 크림, 위버스 등 주요 계열사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교섭 요구로 확산했다.
◇네이버의 성공방식 흔들리나
통합교섭 요구가 현실화하면 네이버의 계열사 경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네이버는 유망 신사업을 분사하거나 독립 법인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웹툰, 클라우드, 핀테크, 커머스 등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사업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각 법인의 성장 단계에 맞춰 보상체계를 운영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노조 요구대로 계열사별 임금·복지·근무제 이슈가 본사 교섭 테이블에 오르면 독립 법인 체제의 전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국내법인만 44곳(해외법인 포함 시 95곳)에 달했다.ADVERTISEMENT
AI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하는 네이버에 비용과 조직관리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마땅한 신성장 동력이 없다. 이날 주가(18만4400원)는 1년 내 고점(30만4000원)의 60% 수준이며 신저가(18만4000원)와 가깝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AI 인프라와 소버린 AI 등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해 키우지 않으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계열사의 인건비 부담까지 늘면 투자 여력이 소진될 수 있다”고 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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