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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의 조건은 아직 여물지 않았다[마은성의 이코노믹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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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의 조건은 아직 여물지 않았다[마은성의 이코노믹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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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많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월 3.2%까지 오르며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환율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인상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필자도 한국은행이 이르면 7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는 것과 이번 회의에서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현재의 물가와 경기,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하면 7월 인상은 다소 성급하다.

    첫째, 물가의 속을 봐야 한다. 소비자물가는 뛰었지만 근원물가는 5월과 6월 모두 2.5%로 그대로다. 상승을 이끈 것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이고, 오히려 서비스물가는 5월 2.8%에서 6월 2.6%로 둔화됐다.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폭이 제한적이다. 표면 물가는 흔들렸지만 그 밑의 추세는 아직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뜻이다. 물가를 밀어 올린 국제유가도 5월 고점에서 최근 크게 내려오며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비용 충격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 높은 유가가 운송비와 제품가격을 거쳐 임금과 서비스물가까지 자극한다면 일시적 충격은 지속적 인플레이션으로 바뀔 수 있다. 다만 그 전이가 실제 일어나는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지금의 경기 호황이 얼마나 단단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반도체 수출과 증시는 뜨겁지만 내수와 비수도권 경기는 그만큼 강하지 않다. 지수가 최고치를 쓰는데도 많은 가계가 호황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AI 투자가 실제 생산성과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면 경제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주가와 투자가 미래 수익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먼저 반영한 것이라면 기대가 꺾이는 순간 자산가격 조정이 실물로 번질 수 있다. 그렇다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열기를 눌러야 한다는 결론이 곧바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인상이 과열된 기대를 얼마나 식힐지는 불확실한 반면, 경기가 받는 충격은 더 직접적이고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효과가 불확실한 처방을 서둘러 쓰다가 부작용만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셋째,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지금은 기준금리보다 표적화된 수단을 먼저 쓸 필요가 있다. 신용융자를 낀 증시 과열, 이른바 빚투 문제는 실재한다. 그러나 이 문제의 해법이 곧바로 기준금리일 필요는 없다. 기준금리는 시장 전체를 동시에 압박하는 수단이다. 지금처럼 레버리지가 높은 상태에서 금리를 올리면 과열된 증시뿐 아니라 취약기업과 자영업자, 부동산 PF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반면 거시건전성 정책은 증시로 유입되는 레버리지를 기준금리보다 직접적으로 겨냥할 수 있다. 증시 레버리지 문제는 이런 시장 겨냥형 수단으로 먼저 다루고, 기준금리는 물가의 지속성과 금융시장의 충격 흡수 능력을 확인하며 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금리인상은 방향보다 시점이 더 어렵다. 너무 늦으면 인플레이션을 놓치고, 너무 빠르면 경기와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포워드 가이던스, 즉 앞으로 어떤 조건에서 금리를 움직일지 미리 밝혀두는 신호 관리다. 한국은행은 인상 가능성을 숨길 필요가 없다.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히면 된다. 신뢰받는 신호라면 실제 인상에 앞서 시장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에 일정한 긴축 효과를 낼 수 있다. 관건은 이번 회의에서 그 조건이 실제로 충족됐는지다. 근원물가는 정체돼 있고 유가도 진정 국면이다.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인상도 그만큼 더 기다려야 한다.

    마은성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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