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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스페이스X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아우성이지만 일부 미국 ETF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를 투자에서 배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번 주 나스닥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은 무조건 스페이스X를 편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레딧, 틱톡, 온라인 포럼 등에서 일부 미국 투자자들이 이번 주부터 스페이스X가 나스닥100과 러셀 1000 지수, CRSP 미국 전체 시장 지수 같은 주요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스페이스X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고 있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익숙한 ETF를 매도하거나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맞춤형 포트폴리오로 갈아타기도 한다.
최근 몇 주 동안 레딧에서 ETF등 몇 몇 투자 관련 서브레딧 그룹은 “일론 머스크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 같은 게시물이 늘면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에 비판적인 투자자들의 최대 애로 사항은 그의 주식이 대형주라 대부분의 표준 포트폴리오에서 기본 종목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S&P 500과 나스닥 100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이다. 이 지수들은 미국내 많은 퇴직연금 계좌의 핵심이 되는 수많은 ETF의 구성 종목을 결정한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9,800억 달러 규모의 뱅가드 S&P 500 ETF(VOO)에서 2%, 4,900억 달러 규모의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 1에서 3% 이상을 차지한다.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판도는 더 복잡해졌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 약 2조 1천억 달러(테슬라의 1.4배)로 순식간에 미국 증시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스페이스X는 앞서 FTSE 러셀 및 MSCI 지수에 편입된 데 이어 미국 시간으로 6일 미국 증시 마감후 나스닥 100 지수에도 편입될 예정이다. 나스닥 100 지수에 편입되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계적 매수가 촉발되고 수백만 개의 패시브 투자 포트폴리오에 스페이스X 주식이 들어가게 된다.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덱스 펀드에서 최소 54억 달러 규모의 매수세에 힘입어 스페이스X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지수에 편입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지수 제공업체들이 스페이스X의 상대적으로 적은 상장 주식 수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예외를 두거나 산정 방식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게시글을 올린 사람 중 한 명은 30세 데이터 분석가인 데이비드 그리어로 그는 지난 4월 은퇴 자금 65만 달러를 미국 인덱스 펀드에서 해외 인덱스 펀드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리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환멸을 느꼈으며, 머스크를 "기술 업계의 트럼프"로 지칭했다. 그는 미국이 중장기적으로 이전과 같은 강점과 주식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주요 지수 내 비중은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작아 대부분의 지수에서 1% 미만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재무 자문가들은 머스크가 경영하는 회사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는 다양한 고객들의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엘레베스트의 자산 관리 책임자인 에밀리 그린은 현재의 반머스크 정서를 2016년 대선 이후 일련의 스캔들로 메타 플랫폼이 겪었던 여론의 파장과 비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 스페이스X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레베스트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솔루션은 직접 인덱싱이다. 이는 지수를 반영하는 개별 주식 바스켓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자가 원하지 않는 기업의 주식을 제외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린은 광범위한 포트폴리오에서는 한두 종목을 빼도 다른 보유 종목의 수익률로 인해 전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46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베이나르는 100만달러 규모의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일론 머스크의 회사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투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럽 인덱스 펀드 등에 투자하고 스페이스X의 경쟁사인 로켓랩 주식을 샀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은 머스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페이스X가 머스크의 크지만 검증되지 않은 비전에 기반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하는 방식도 스페이스X를 회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베이나르는 "마치 머스크는 신용카드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것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인덱스 펀드들이 머스크에게 도움이 되도록 규칙을 바꿨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미국 투자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운동으로 발전한 것은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인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광범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초반 머스크가 맡은 역할과 그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미국내에서 광범위한 항의와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스페이스X의 경우 여기에 상당한 재정적 위험과 간헐적 규제 위험이 이 같은 분위기를 더 악화시켰다.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후 최대 24%까지 하락하며, 기대치가 펀더멘털을 앞질렀다는 우려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머스크의 충성스러운 투자자들의 투자 의지에 반하는 것은 과거에도 위험한 시도였다. 머스크를 따르는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에도 테슬라의 주가를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치솟게 했고, 적자를 내고 있는 스페이스X 역시 6월에 주식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도록 했다.
재무 자문가인 오마르 쿠레시는 일론 머스크를 "악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으나 하이타워 시그니처 웰스의 전무이사로서 고객들은 IPO에 참여하도록 도왔다. 그에게 있어 이 논쟁은 머스크 개인을 넘어 지난 20년간 월스트리트를 변화시킨 패시브 투자 붐의 결과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은퇴 자금이 수동적으로 운용되는 펀드로 유입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인덱스 펀드 편입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쿠레시는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들이 신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주가를 지탱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레시는 "대형 투자자라면 자금 유입은 보장된다”면서 "이는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 말했다. 즉 “자금 유입이 성과를 견인하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자금이 인덱스 펀드로 유입되도록 만든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