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의 강아지' 보며 차 한잔, 미술관 뷰 즐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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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의 강아지' 보며 차 한잔, 미술관 뷰 즐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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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맞은편에 있는 ‘아티스트 그랜드 호텔 오브 아트’. 1990년대 폐쇄된 산업 도시로 전락할 뻔한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예술이 꽃피는 도시로 재탄생했다. 이 호텔은 미술관에서 얻은 영감이 숙박으로 이어지는 예술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아티스트 호텔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하비에르 마리스칼과 건축가 페르난도 살라스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호텔 창으로 바라본 전망에는 구겐하임의 상징적 조형물인 제프 쿤스의 ‘퍼피’가 눈에 들어온다. 7만여 송이의 생화로 12.4m 높이의 거대한 강아지를 제작한 이 작품은 꽃 틈새로 둥지를 튼 새소리가 작품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겐하임미술관의 티타늄 비늘과 미래주의적 곡선에 반사된 햇빛은 춤을 추며 호텔을 비추는데, 마치 빌바오의 미학적 에너지가 증폭되는 느낌을 준다.


    호텔 로비의 아트리움 입구에선 마리스칼의 대작 ‘포실 사이프러스’와 만난다. 약 26m 높이의 돌덩이를 쌓아 올린 이 작품은 화석화한 사이프러스 나무처럼 로비부터 꼭대기까지 공간을 지탱한다. 총 145개 객실 중 일부는 미술관을 직시하고 다른 일부는 ‘포실 사이프러스’를 감싸안는 구조다. 프런트 데스크 맞은편에는 스웨덴 스튜디오 ‘휴먼스 신스 1982’에서 제작한 ‘어 밀리언 타임즈 120’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240개의 시·분침이 매 순간 다른 시간의 조합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화석과 대조적인 느낌으로 체크인을 기다리는 순간마저 시계가 마법을 부리는 장면을 감상하게 한다.

    라운지, 다이닝 룸, 복도 등에 흩어진 스케치와 설치물은 마리스칼의 유쾌한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유화에 펼쳐진 붓질은 마리스칼의 감정이 형태와 색상으로 변형된 것이다. 색채가 폭발하는 화폭과 글자와 형태가 춤추는 획의 미묘함은 호텔 공간을 변화시키며 사색과 대화를 불러일으킨다. 회색 도시이던 빌바오를 다양한 색채로 물들이고, 바스크의 전통을 재해석한 유머 코드와 장난이 섞인 그의 작품은 호텔에 역동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창의성을 자극하는 시각적 여정을 선물한다.


    이곳에 머문다면 루프톱 테라스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다. 구겐하임미술관 외경을 가장 좋은 위치에서 감상할 수 있어서다. 조식과 다이닝이 제공되는 이곳에선 특히 일출 시간대 구겐하임미술관 외관의 티타늄 비늘이 선사하는 빛의 세례를 맞이할 수 있다. 현지 생산자의 재료로 요리를 선사하는 셰프 아벨 코랄의 레스토랑 ‘올리오’, 음악과 재즈 노트를 소재로 한 회화가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식스티원 로비 바’는 호텔의 경험을 확장하며 빌바오의 예술 주파수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빌바오=이진섭 칼럼니스트·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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