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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계는 조작된 수치" ...美 경제학자 비판에 힘 받는 '중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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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계는 조작된 수치" ...美 경제학자 비판에 힘 받는 '중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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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상수지 왜곡과 관련한 논란이 서구 경제학계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중국이 무역흑자를 실제보다 작게 보이려 ‘눈속임’하고 있다는 비판론과 통계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옹호론이 맞선다. 최근 이런 논쟁을 주도하는 인물은 브래드 세처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다.

    세처 선임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재무부 차관보, 조 바이든 정부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 고문을 맡았다. 그는 중국 무역흑자가 매우 큰 규모로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현실과 괴리된 통계로 세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중국, 무역흑자 축소 보고”

    그는 지난 6월 22일 발표한 글에서 “중국이 2022년 데이터 집계 방식을 변경하면서 흑자 보고 규모를 의도적으로 줄였다”며 “관세 데이터에서의 흑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점에 흑자 규모를 축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중국의 연간 흑자 규모가 1조달러에 달했지만 중국 국가외환관리청이 발표한 공식 경상수지 흑자는 4000억달러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수출입을 계산하는 방식의 변경에서 비롯된다. 중국은 애플 아이폰이 지식재산권 없이 중국 하청업체에서 제조만 이뤄지는 것처럼 ‘공장 없는 제조’가 늘어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이 중국에서 생산돼 중국 내에서 소비되더라도 중국 당국은 이를 무역적자로 기록한다. 예를 들어 중국 내 폭스콘 공장에서 애플에 아이폰을 250달러에 납품했다면 250달러를 수출한 것으로 계산한 다음, 중국에서 600달러에 팔렸다면 동일한 제품을 600달러에 수입한 것으로 본다.

    해당 아이폰은 중국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지만 중국은 제품 판매 과정에서 350달러의 서류상 무역적자로 기록된다. 관세청 자료는 해당 물품가치 총액에 대해 무역흑자로 잡는 것과 다르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중국이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만 무역흑자가 잡히기 때문에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 “통계 품질 높인 것” 반박도

    이 같은 집계 방식이 국제 기준을 지키기 위한 중국의 노력에 따른 것이라는 옹호론도 있다. 니컬러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연구원 등은 지난해 세처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중국은 2021년 국제통화기금(IMF) 지침(BPM6 도입)에 따라 무역통계에 적용했다”고 했다. 아이폰 지식재산권이 미국에 귀속되는 만큼 중국 내 생산업체가 받은 수입만 중국 수출로 집계하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방식은 다국적기업이 지식재산권 등으로 가져가는 이익을 분리하여 무역이 중국 GDP 성장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규모를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다만 PIIE는 중국 정부가 경제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세처 역시 BPM6라는 국제 기준이 새로이 적용된 점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데이터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처 연구원은 최근 글에서 “중국이 발표한 국제수지 상품무역에서 2021년 이전 방법론을 적용했을 때와 신규 데이터 간의 격차는 2023년과 2024년에는 상당 기간 동안 연율 기준 약 3000억달러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1500억달러로 줄어들었다”며 “이러한 변화의 원인에 대해 중국 당국(SAFE)이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애플 관련 조정이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춰) 무역흑자를 줄이는 식으로만 적용되고 다른 계정과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일본보다 큰 순채권국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소득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것도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방식으로 유로존은 오히려 무역흑자가 부풀려져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아일랜드는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이익 이전을 위한 중간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익 이전으로 인한 통계 왜곡을 중국과 같은 식으로 제거한다면 유로존의 흑자 규모는 GDP의 2%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나아가 “세계 무역, 저축, 투자 불균형을 평가하는 국제기구들이 중국에 대한 평가에 보고된 경상수지 이상의 자료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명확하다”면서 IMF나 OECD가 관련 통계를 이용해 세계 무역 불균형에 관해 정책적 제언을 하는 점을 꼬집었다.

    ◆ ‘차이나쇼크 2.0’…중상주의 대응 불붙여

    세처 등의 비판은 궁극적으로 중국이 만들어내는 글로벌 불균형이 자연스러운 경제활동의 결과가 아니라 인위적인 중국 정부의 조치로 인한 결과라는 시각을 담고 있다.

    6월 말 중국 다롄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리창 총리는 이런 공격에 대해 방어하면서 중국산 고부가가치 제품이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것에 대해 “차이나쇼크 2.0이 아니라 중국의 기회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이나쇼크 2.0은 과거 저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중국산 상품이 전 세계에 밀려들어왔던 것과 달리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의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중국산 상품이 우위를 갖는 것을 뜻한다. 이를 ‘쇼크’라고 부를 때는 중국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획득한 것이 아니라 보조금 지급과 기업 간 경쟁 억제 및 지원을 통해 수출 물량을 세계에 밀어내고 있고, 이것이 전 세계에 영향을 준다는 관점을 포함한다.

    독일과 같은 서방의 산업 중심지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으며 폭스바겐이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은 중국 때문이라는 서사다.
    이런 가운데 중국 통계에 관한 논란은 이 문제를 결코 시장이 해결하게 내버려 둘 만한 사안이 아니며 중상주의적인 조치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관점에 힘을 실어준다. 중국 수출이 실제보다 적게 잡히는 것은 미국의 관세 조치 등의 정당성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더 강한 몽둥이’를 들고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돋보기: 크루그먼도 “정부 개입 피하기 어려워졌다”…달라진 경제학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전 세계에 ‘상호의존성’이 무기가 되는 세상이 되면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관세를 비롯한 중상주의적인 정책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이런 목소리가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는 진영에서도 나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최근 수마야 케인스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와 채드 본 전 국무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을 이기는 법’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기존 주류 경제학자들의 ‘관세 없는 세상이 바람직하다’는 관점 대신 유럽이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관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포함하고 있다. 케인스는 중국의 산업 독점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이 급증하거나 높은 수입 집중도에 연동한 관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오랫동안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옹호해 온 동료들이 이제는 유럽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정부가 훨씬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을 피하기는 정말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관해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더 부과하더라도 그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확약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현실을 인정하면서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그는 케인스 및 본과 함께 진행한 팟캐스트에서도 “21세기 경제의 근본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자비로운 패권국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브래드 세처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아예 세이프가드와 같은 강력한 무역 방어 도구를 즉각적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을 자유무역 시스템 안에서 다루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 경제의 국가안보적 측면을 고려할 때 더 이상 기존의 ‘평평한 세계’를 상정할 수 없다는 인식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이상은 한국경제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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