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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는 빈 자리를 아무나 채우지 않는다 [더 라이프이스트-윤영돈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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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는 빈 자리를 아무나 채우지 않는다 [더 라이프이스트-윤영돈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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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오케스트라 인재가 뜬다.

    ‘오케스트라 인재’란 다양한 사람, 기술, 데이터, AI 도구, 외부 자원을 연결하고 조율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인재를 의미한다. 2026년에는 기획, 실행, 소통, 데이터, 기술 이해를 폭넓게 갖춘 풀스택 인재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2027년에는 모든 것을 혼자 해내는 사람보다, 다양한 전문성을 적절히 배치하고 연결하는 오케스트라형 인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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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스트라 인재는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각 악기의 강점을 이해하고 하나의 곡으로 완성하는 지휘자에 가깝다. 이들은 내부 구성원, 외부 전문가, 프리랜서, AI 에이전트, 자동화 도구를 목적에 맞게 조합해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특히 인공지능 전환(AX) 시대에는 사람이 직접 모든 일을 수행하기보다, AI와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협업하는 구조가 확산된다. 이때 필요한 역량은 단순 실행력이 아니라 역할 설계, 자원 배분, 우선순위 조정, 협업 구조 설계 능력이다.

    결국 오케스트라 인재는 많은 일을 혼자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양한 역량을 연결해 더 큰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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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오케스트라 인재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가?

    40년간 지휘자 생활을 해왔고 <오케스트라 경영학 : 하모니의 역설>을 집필한 정현구 마에스트로를 최근 만났다. 15년 이상 직업 상담을 해온 경희대 겸임교수이자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컨설턴트를 역임한 최지혜 커리어파트너스 대표, 류혁 이사 등과 함께 뵈었다. 필자가 잘하는 역할은 누군가를 만나고 연결하는 일이다. 채용 트렌드를 집필하는 일은 발로 뛰는 것이다.


    기업 경영은 종종 숫자의 언어로 설명된다. 매출, 점유율, 생산성, 성과지표가 경영의 전부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조직이 실제로 움직이는 장면을 들여다보면 경영은 숫자만의 세계가 아니다. 오히려 오케스트라에 가깝다. 각기 다른 악기가 자기 소리를 내면서도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오보에가 빠졌다고 클라리넷을 그 자리에 세우지는 않는다. 사람이 부족하다고 아무나 채워 넣는 순간 음악은 흐트러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 퇴사했다고 급하게 빈자리를 메우는 채용은 조직의 화음을 깨뜨린다. 중요한 것은 ‘누가 비었는가’가 아니라 ‘어떤 역할이 필요한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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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용의 목적은 무엇인가?

    채용에서 피드백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피드업'이다. 피드백은 이미 일이 벌어진 뒤의 평가다. 반면 피드업은 시작 전에 목적과 기준을 맞추는 일이다. 이번 채용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전 인재가 왜 이탈했는가. 이번에 필요한 역량은 직무 수행력인가, 전략적 사고인가, 협업 감각인가. 이 질문이 선행되지 않으면 채용은 선발이 아니라 임시 보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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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스트라에는 튜닝이 있다. 오보에가 기준음을 내면 모든 악기가 그 소리에 맞춘다. 기업으로 치면 경영 철학과 조직의 기준이다. 아무리 유능한 인재라도 조직의 기준음과 맞지 않으면 소음이 된다. 반대로 기준이 불분명하면 각자 열심히 연주해도 하나의 음악이 되지 않는다.

    리더의 역할도 지시가 아니라 조율에 가깝다. 지휘자가 일방적으로 손을 흔든다고 좋은 음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지휘자는 먼저 듣는다. 단원의 소리를 듣고, 악장의 의견을 듣고, 전체의 흐름을 읽는다. 기업 리더도 마찬가지다. 회의에서 대표만 말하고 끝난다면 그것은 리허설이 아니다. 대표의 생각만 담긴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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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허설을 잘해야 현장에서 잘한다!

    최근 조직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리더가 자기 주장만 강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구성원은 더 이상 의견을 내지 않는다. “말해봐야 막힐 텐데 왜 말하나”라는 분위기가 생기는 순간 창의성은 죽는다. 조직은 조용해 보이지만, 실상은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리허설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다. 본무대 전에 서로의 소리를 맞추는 소통의 과정이다. 기업의 신제품 출시, 교육 설계, 면접 운영도 마찬가지다. 현장에 나가기 전 충분히 조율되지 않으면 본무대에서 리더는 불안해지고 구성원은 당황한다. 반대로 리허설이 잘 된 조직은 리더가 잠시 실수해도 구성원이 흐름을 이어간다.

    면접도 하나의 무대다. 예전에는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원자도 회사를 평가한다. 면접관의 말투, 질문의 수준, 조직의 태도, 소통 방식이 곧 채용 브랜드가 된다. 준비되지 않은 면접관 한 명이 회사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 그래서 면접관 훈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좋은 조직은 아무나 자리에 세우지 않는다.

    조직이 오래 가려면 자율과 통제의 균형도 필요하다. 지나친 통제는 창의성을 죽이고, 지나친 방임은 질서를 무너뜨린다. 오케스트라가 자유롭게 연주하되 악보와 기준음 안에서 움직이듯, 기업도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조직의 철학과 역할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

    결국 좋은 조직은 사람을 아무 자리에 세우지 않는다. 좋은 리더는 혼자 연주하지 않는다. 좋은 채용은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다음 음악을 함께 만들 사람을 찾는 일이다.

    채용의 미래는 더 정교해질 것이다. 컬처핏을 넘어 팀핏, 팀핏을 넘어 수퍼바이저핏까지 살피게 될 것이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 사람이 뛰어난가”만이 아니다. “이 사람이 이 조직의 악보를 이해하고, 이 팀의 리듬에 맞춰, 함께 더 나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가”가 된다.

    기업도 오케스트라처럼 오래 연주하려면 먼저 기준음을 맞춰야 한다. 채용은 빈자리 채우기가 아니라 조직의 적합성을 맞추는 일이라서 그렇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윤영돈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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