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남·광주 반도체 공장 신설 결정을 둘러싼 지역 갈등론에 대해 "분열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정치권의 갈등 조장식 대응에 경계심을 드러냈다.이 대통령은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각 지역마다 지방자치를 시행하다 보니 단체장들이 주민들로부터 '왜 우리 동네는 안 되는 거야'라는 지적받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걸 분열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수도권 중심, 지방의 특정 지역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구사해 왔기 때문에 불균형이 심하고 수도권 집중에 따른 폐해가 너무 커서 기업 활동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태가 됐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생존이 위협받는 상태가 됐기 때문에 지금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역 균형발전, 수도권 분산, 지방 중심 성장 전략"이라며 "이건 국가적으로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 또 지속적이고 포용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들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 높은 지역에 가장 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집적해야 한다. 이게 선물 나눠주는 게 아니다"라며 "'이거 왜 나눠주지 않냐' 이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서 그 지역에 유용한 그리고 효율적인 산업이 입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설득하고 필요한 인프라를 갖춰서 유인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지역 주민들의 서운함은 이해하면서도 정치권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쓴소리했다.
그는 "노력을 특별히 기울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왜 우리 동네 안 나눠주냐'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주민들한테 화를 내면 안 된다"며 "주민들은 섭섭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부화뇌동해서 같이 화내면 그 동네가 발전되겠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방향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거듭 당부했다.
삼성전자 투자 결정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설도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님한테 압박해서 삼성전자가 혹시 그런 결정을 한 게 아닐까, 이런 구태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렇게 하면 기업 경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과거 생각, 관치 행정 하던 그 시절 생각으로 압력을 넣거나 강제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구태"라며 "이제는 국내에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전북 홀대론과 호남 특혜론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원택 전북도지사 취임식 참석을 위해 전북을 찾아 '전북 소외론'을 언급했다. 그는 "도민들이 광주·전남에 큰 투자가 이뤄지는데 전북은 뭐냐(고 하더라)"라며 "상실감이 있으실 텐데 소외감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도 호남 등 서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집중된 것을 두고 '호남 특혜론'에 불을 지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졸속 추진은 호남에도 대한민국 전체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국정조사 추진 가능성을 거론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광주로 미리 정해놓고 수의 계약을 해버린 것이고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따라온 것이다. 이건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게 맞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