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부동산은 얼마짜리인가?”
자산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질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포털 사이트의 매물 시세나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수준을 보며 자산의 가치를 대강 가늠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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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과연 대충 추산해보는 자산 가치의 정확성은 얼마나 될까? 정형화되어 있어 시세 파악이 비교적 쉽다는 아파트조차도 층이나 향, 조망, 리모델링 여부, 그리고 거래 당사자의 가치 판단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하물며 토지나 상가, 꼬마빌딩, 단독주택 같은 비정형 자산의 가치 추정의 어려움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본질적인 사실은 부동산의 가치는 단순히 시장에서 사고파는 ‘하나의 정답’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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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누구인가, 어떤 상황인가에 따라 가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일반 시장에서 통용되는 거래가격이 있는가 하면, 담보대출을 위해 은행이 바라보는 가치가 있다. 관할 세무서와 국세청이 상속세, 증여세, 혹은 저가양도에 따른 세금을 추징하기 위해 들여다보는 시가도 존재한다.
공익사업 시행으로 인한 보상을 위해 정부가 산정하는 가격이 있는가 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종전자산평가를 위해 조합이 기준 삼는 가치 수준이 있고, 이혼이나 상속재산 분할 소송에서 재판부가 인용하는 가액이 따로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은행, 세무서, 국세청, 정부, 조합, 재판부 등 공신력을 요하는 모든 기관이 최종 결정을 내릴 때 기준으로 삼는 부동산 가격이 바로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액’이라는 사실이다. 즉 법률적·행정적 처분이 따르는 순간의 부동산 가격표는 결국 감정평가사에 의해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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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자산가의 질문은 “내 부동산은 얼마인가”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해야 한다. 즉 “내가 처한 상황(대출, 납세, 보상, 소송 등)에서 내 부동산은 ‘얼마짜리여야’ 나에게 가장 유리한가”라는 전략적 질문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부동산 가치 평가를 자산 관리와 재테크의 강력한 무기로 삼는 이들은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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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자산의 대출 한도를 높여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거나, 공익사업으로 인한 수용 보상금을 받아야 하거나, 재개발 사업에서 유리한 지위를 점해야 할 때는 자산의 가치가 정당하게 ‘극대화’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상속이나 증여를 준비하며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낮춰야 하거나, 이혼 등으로 인한 재산분할 시 지급해야 할 가액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부동산 가치가 ‘안정적으로 낮게’ 산정되는 것이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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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손해 없는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개인이 처한 합법적인 목적과 상황에 맞추어 자산의 가격표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나아가 소송, 조세심판 등 분쟁이 예상되는 부동산이라면 특히 가치의 판단에 대한 기준과 합리성, 논리, 타당한 근거가 모두 탄탄히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유사 사건을 많이 처리하는 감정평가사의 경험과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이러한 가치 설계의 유무에 따라 누군가는 안전하게 세금을 수억원 절세하고, 누군가는 손실 없이 정당한 보상금을 확보하며, 또 누군가는 금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때문이다. 자산 관리의 성패는 ‘나도 모르는 내 부동산의 가치’가 만연히 존재할 수 있음을 인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