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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적법의 사각지대, ‘경제적 실질’을 읽어야 기업의 부(富)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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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적법의 사각지대, ‘경제적 실질’을 읽어야 기업의 부(富)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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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름을 읽으면 자본거래가 보인다
    우창용 지음
    | 한경 BP |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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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수의 로펌과 회계법인 자문을 거쳐 상법 절차를 완벽하게 이행한 기업들이 왜 몇 년 후 수십억,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세금 고지서를 받게 되는 걸까? 대다수 경영자와 실무 책임자들은 법원에 등기까지 마친 적법한 자본 행위라면 세무상으로도 당연히 안전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조세 사법의 세계는 그리 녹록지 않다. 상법이 규정한 외관은 세법의 대원칙인 실질과세앞에서 그리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흐름을 읽으면 자본거래가 보인다는 바로 이 사각지대, 상법적 형식과 세법적 실질의 충돌을 다룬 책이다. 저자인 우창용 세무사는 국세청 조사국을 비롯해 서울·중부청의 요직을 거쳐 노원·평택세무서장으로 공직을 마친 34년 경력의 베테랑 조세 명장이다. 평생을 과세 최전선에서 살아온 저자가 자본시장으로 나와 던지는 첫 번째 메시지는 명확하다. 자본거래를 설계할 때 법률적 형식이라는 껍데기만 보지 말고, 그 이면에 흐르는 경제적 실질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시중의 흔한 절세 가이드나 복잡한 법조문을 나열한 수험서와 궤를 달리한다. 저자는 자본시장에서 뜨거운 논쟁거리이자 기업 경영을 흔들 수 있는 14개의 핵심 리스크를 선별했했다. M&A와 분할 시 발생하는 영업권 과세 공방부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의제배당 리스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활용한 변칙 증여 쟁점, 그리고 상환우선주 감액배당 비과세 다툼과 자사주 의무소각 대책까지, 실무진이 밤잠을 설치는 주제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돋보이는 부분은 복잡한 법리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저자는 독자들을 대법원 법정의 한복판으로 안내한다. 과세관청이 어떤 논리로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칼날을 들이밀었는지, 이에 맞선 기업의 방어 논리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사법부가 왜 그런 최종 판결을 내렸는지를 매끄럽게 복기한다. 예컨대 기획재정부 예규와 대법원 판례가 정면으로 충돌했던 합병매수차손 이중 손금산입 사건이나 배우자 주식 증여 후 자기주식 취득 사건의 전말을 풀어내는 과정은 조세 전문가들에게도 법리적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의 종착지는 과세의 정당성이나 납세자의 억울함 같은 감정적 대립이 아니다. 사법부가 확립한 '조세평등주의''경제적 합리성'이라는 객관적 기준선이다. 저자는 경영자가 경제적 목적을 위해 어떤 법률관계를 선택할 자유는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것이 세법의 취지를 왜곡하는 '부자연스러운 우회 거래'일 때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경고한다.

    자본시장의 고도화에 발맞춰 국세청의 과세 기법 역시 정밀해지고 있다. 낡은 예규나 단편적인 세무 지식에 의존해 자본 전략을 짜는 것은 기업을 모래 위에 올려두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최고경영자의 집무실에 놓여 있어야 할 경영 방어용 필독서.

    복잡한 자본거래리스크에서 기업의 미래와 부()를 수호하고 싶은 최고경영자(CEO)와 재무책임자(CFO), 그리고 조세 전문가에게 이 책을 권한다. 형식을 넘어 실질을 꿰뚫는 순간, 비로소 안전한 성장의 길이 보일 것이다.
    김승호 기자 zahir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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