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계획할 때 인공지능(AI)에 여행지를 추천받거나 일정을 계획하는 방식의 여행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예약 단계에서는 AI 추천보다 여행 플랫폼 리뷰와 커뮤니티 후기 등 검증된 정보를 더 신뢰하는 이중적 소비 행태도 보였다.
여행 플랫폼 클룩이 국내 MZ(밀레니얼+Z)세대 여행객의 AI 활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클룩이 진행한 글로벌 여행 트렌드 조사 '트래블 펄스'의 후속 설문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최근 6개월간 한국 응답자가 가장 많이 활용한 AI 기능은 번역, 일정 변경, 여행 조언 등 '여행 중 도움받기'로 32%를 차지했다. 이어 교통 노선과 이동 방법 계획(30%), 가격 및 여행 옵션 비교(27%), 여행 일정 작성(26%), 새로운 여행지·액티비티 발견(25%) 순이었다.
향후 AI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14%로 집계됐고, AI에 익숙하지 않다는 응답과 활용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3%, 4%에 그쳤다.
세대별로는 활용 양상에 차이를 보였다. Z세대는 여행 중 도움받기(29%)와 교통 노선 또는 이동 방법 계획(26%) 등 당장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AI를 주로 활용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 중 도움받기(34%)는 물론 가격 및 여행 옵션 비교(32%), 교통 노선 또는 이동 방법 계획(32%), 여행 일정 작성(29%), 새로운 여행지·액티비티 발견(28%) 등 전 영역에서 고르게 AI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AI를 통해 여행지나 관광 명소, 체험 상품을 발견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47%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세대별로는 밀레니얼 세대가 50%로 Z세대(42%)보다 높았다. 클룩은 AI가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를 넘어 새로운 여행 경험을 탐색하는 정보 창구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예약 단계로 넘어가면 양상이 달라진다. 여행 상품을 예약할 때 신뢰하는 정보 출처로는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가 42%로 가장 많이 꼽혔고, 여행 플랫폼 리뷰(39%), 지인 추천(38%)이 뒤를 이었다. AI가 제시한 추천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2%에 그쳤다.
AI와 여행 플랫폼의 추천이 엇갈릴 경우 어느 쪽을 더 신뢰하는지에 대해서는 '여행 플랫폼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둘 다 확인하지만 여행 플랫폼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30%)을 더하면 전체 응답자의 68%가 플랫폼 정보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룩은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자체 보유 여행 데이터와 플랫폼 신뢰도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접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AI 기반 쇼핑 에이전트를 베타 운영 중이고, 기존 강점인 액티비티·투어·교통 분야에 호텔 카테고리를 강화해 여행 계획부터 예약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은 "여행객들이 AI를 활용해 여행 정보를 탐색하더라도 실제 예약 단계에서는 검증된 정보와 이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여행객들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여행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플랫폼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호텔 카테고리를 확대해 여행 전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