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자산가 모니시 파브라이(Mohnish Pabrai)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독점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일명 '버핏식 가치투자 원칙'을 제시했다.
지난 22일 구독자 38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는 '워런 버핏과 7억원짜리 점심을 먹으며 얻은 보물 1가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서는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에 영향을 받아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적인 펀드매니저 모니시 파브라이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독점적 지위와 미래 가치에 대해 강한 확신을 보였다.
파브라이는 "과거 한국 시장 투자 당시 내 규칙을 위반하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한 것은 뼈저린 실수였다"며 "반도체 골드러시에서 가장 확실한 '곡괭이'를 공급하는 이들 기업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절대 팔지 말라"고 말했다.
파브라이가 두 기업을 이토록 높게 평가한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강력한 진입 장벽 때문이다. 그는 "과거 메모리 시장은 치열한 치킨게임 구조였지만 현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강력한 '빅3' 체제로 재편됐다"며 "새로운 경쟁자가 이 시장에 진입하려면 수많은 특허 장벽, 핵심 엔지니어 확보, 복잡한 미세 공정 팹 건설 등에 최소 10년에서 20년이 걸려 사실상 제4의 플레이어 등장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다만 파브라이는 한국 증시(코스피) 전체를 바라볼 때는 인구 감소 문제를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 그는 "한국의 인구 감소 속도는 일본보다 더 빠르다"며 "장기적인 인구 감소는 국가 총생산(GDP) 증가율을 떨어뜨리고, 이는 결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내수 중심 기업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삼는 글로벌 수출 강자 중심의 선별적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직면한 위기에 대해 "한국은 이미 수출 강국이지만, 관세 같은 무역 장벽과 인구 감소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주요 도전 과제"라고 분석했다.

파브라이는 "주식을 매수할 때 주식을 가격표가 아니라 '기업의 일부'로 생각하고 '회사를 통째로 인수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며 "평생 보유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는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투자자가 돈을 잃는 가장 큰 원인을 '레버리지'로 꼽으며 "기업도 부채가 많이 없고 개인도 빚을 최소화해서 주식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파브라이는 "대다수 투자자는 비트코인이나 AI, 스페이스X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는 '빛나는 물건'(shiny object)에 매달리다가 돈을 잃는다"며 "철저히 소외되고 모두가 싫어하는 시장에서 리스크가 없는 이례적인 기회를 찾는 것이 가치투자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