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접근성 개선 총력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참여한 ‘원화 국제화 태스크포스(TF)’는 원화 접근성 개선안 등을 담은 로드맵을 다음달 발표한다. TF는 한국 경제와 외환·금융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데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TF는 로드맵 주요 과제로 원화와 각국 현지 통화 간 직거래(LCT·Local Currency Transaction)를 늘리는 방안을 담기로 했다. 수출입 기업의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원화 국제화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이다.
지금은 국내 수입 기업이 국내 은행에 원화를 이체하고 환전 및 송금을 요청하면 국내 은행이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 은행에 송금한다. 현지 은행은 받은 달러를 현지 통화로 바꿔 현지 수출기업에 이체하는 방식이다. TF가 추진하는 LCT 방식에서는 국내 은행과 현지 은행이 달러를 환전할 필요가 사라진다. 국내 은행은 현지 은행에 현지 통화 계좌를 개설하고, 현지 은행은 국내 은행에 원화 계좌를 만들어 양국 수출입 기업이 각각 자국 통화로 직거래하는 체제다.
한국은행과 재경부는 2024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과 LCT 체제를 처음 구축했다. 현재 양국이 각각 지정한 은행을 통해 원화와 루피아화 간 직거래가 가능하다. TF는 LCT를 아세안 등 주변국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까지 시야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원·위안 직거래 활성화 방안도 들여다봤지만 이번 로드맵에는 포함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위안화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원·위안 거래를 늘릴 필요는 있지만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가 패권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미국을 자극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화 펀더멘털 강화해야”
TF는 오는 7월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개장도 원화 국제화를 위한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원·달러 외환시장은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열리는데, 7월 6일부터는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로 변경된다. 국내외 투자자와 수출입 기업의 거래 편의성이 개선되고 환율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도 주요 과제다. 해외 금융회사가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이를 통해 원화를 직접 운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칭 ‘역외 원화 결제 기관’ 제도다. 이 기관을 통해 외국인 간 원화 거래·보유·조달이 자유롭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아시아 지역 다자간 신속지급시스템 연계 프로젝트인 ‘넥서스(Nexus)’ 가입도 추진한다.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6개국이 참여를 확정했고, 내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기존 환거래은행과 국제결제시스템(SWIFT)망을 이용한 국가 간 송금 방식은 송금 완료에 최대 수일이 걸리지만, 넥서스를 통하면 60초 이내에 송금이 완료된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화 국제화 정책 취지는 좋지만, 구조적인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근본적으로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해 원화의 펀더멘털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정부가 확장 재정을 펼치는 등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을 동시에 집행하면 시장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일규/정희원 기자 black0419@hankyung.com